핵물리학자들의 실화 소재...인간 삶의 불확실성 절묘하게 드러나

[JTN뉴스 윤보라 기자] 두 천재 물리학자를 둘러싼 세기의 미스터리, 지난 50년간 미국과 독일의 과학사학자들이 논란을 벌여 왔으나 결론을 얻지 못한 실제 사건을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코펜하겐'은 20세기 물리학을 꽃피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와 베르너 하이젠베르그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1998년 영국 초연 이후 2000년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 주요 3개 부문을 수상하며 관객의 호평을 받아온 연극 '코펜하겐'은 지난 2008년부터 국내 무대에 오르며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베스트7', '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핵분열, 원자탄의 제조과정, 불확정성의 원리와 상보성의 원리 등 과학을 소재로 하고 있어 얼핏보면 일반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울 것 같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학 이야기는 아니다.

1941년 실제 있었던 하이젠베르그와 보어 교수의 만남과 그 만남을 둘러싼 의문을 바탕으로 한 연극 '코펜하겐'.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이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덴마크 물리학자이자 유태인인 닐스 보어와 독일 물리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그는 오랜 연구 동료이자 절친한 사제 지간.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두 사람은 서로 적국으로 갈라서게 되고, 1941년 하이젠베르그는 독일의 핵분열 프로그램을 지휘하는 책임자가 된 반면, 보어는 점령국의 반 유대인으로 힘들게 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하이젠베르그는 코펜하겐으로 옛 스승이자 친구인 보어를 찾아간다. 

'1941년 9월, 하이젠베르그는 왜 코펜하겐에 보어를 찾아 왔는가?' 연극 '코펜하겐'은 왜 하이젠베르크가 위험을 무릅쓰고 보어 교수를 찾아갔는지에 대해 파고든다.

그러나 정작 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내놓지 않는다. 연극이 끝날 때까지 당시 상황의 재연이 반복되면서 같은 질문을 계속하지만 그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다만 하이젠베르그가 발견한 원자 세계에서의 불확실성을 통해 인간 삶에 있어서의 불확실성이 절묘하게 드러날 뿐이다.

관객은 하이젠베르그가 왜 보어를 만났는지, 그가 핵폭탄을 만들려고 했는지, 과학자의 도덕성 때문에 일부러 만들지 않았는지, 아니면 만들려고 했으나 핵 방정식을 몰라서 못 만들었는지 작품이 끝날때까지 알 수 없다.

연극 '코펜하겐'은 하이젠베르그의 동기와 행동의 불확실성을 통해 '인간은 보이는 모습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동기와 행동의 불확실성은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점이라고 드러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해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남명렬을 비롯해 조경숙, 김태훈 등 한국연극계의 간판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원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와 더불어 조명의 변화로 공간을 표현하고, 영상이 접목되는 등의 무대연출은 관객들의 극 몰입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극 '코펜하겐'은 3월26일부터 4월11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공연명 : 연극 '코펜하겐'
□ 기간 : 2010년 3월26일~ 2010년 4월11일
□ 장소 :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주최 : (재)대학로공연예술센터, 극단 청맥
□ 문의 : 02-3452-1225

윤보라 bora@jtn.co.kr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jtn.co.kr

<ⓒ 1+α 문화미디어 JTN뉴스(www.jtn.co.kr) 무단전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