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만의, 포트만에 의한, 포트만을 위한 영화
완벽을 위한 발레리나의 처절한 몸부림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수입 이십세기 폭스 코리아(주)/108min/청소년관람불가/2월24일/미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에 대한 찬사가 영화보다 먼저 국내에 상륙했다.

그의 2011년 골든글러브, 전미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은 오는 27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고, 국내 영화팬들은 이어 영화 '블랙스완'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블랙스완'은 감히 '나탈리 포트만의, 나탈리 포트만에 의한, 나탈리 포트만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포트만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스토리는 의외로 단조롭다. '섹슈얼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인물들간의 첨예한 심리적 대립이나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 것.

차이코프스키의 명곡이 흐르는 발레 '백조의 호수'를 모티브로, '백조여왕'이 된 여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 )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스스로와 처절하게 싸워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발레 '백조의 호수'의 특성상 주인공 백조여왕은 한 발레리나가 '백조'와 '흑조'를 모두 연기해야 하는데, 니나에게는 백조의 '순수'는 있지만 흑조의 '관능'은 없다.

어쩌면 당당하고 섹시한 흑조를 연상시키는 후배 '릴리'(밀라 쿠니스)는 자신의 과거이며, 이제는 무대에서 퇴장해야 하는 나이든 '베스'(위노나 라이더)는 자신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외모, 기술, 실력, 본능, 운(運) 등 모든 면에서 완벽(perfect)해야 하는 백조여왕의 자리. 니나는 완벽한 백조여왕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옥죄기 시작한다.

포트만은 실제 발레리나 같은 포스를 뿜어내기 위해 몸동작 하나, 발걸음 하나까지 신경을 쓴 듯 섬세하고 내밀한 연기를 보여준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영에 몸서리 치고 급기야 자학하는 장면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종극에 가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최고의 흑조 연기를 펼치는 니나의 모습은 지금도 어디선가 완벽하기를 꿈꾸는 현대인들의 콤플렉스를 투영하듯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뱅상 카셀, 밀라 쿠니스, 바바라 허쉬, 위노나 라이더 등 조연들 또한 '블랙스완'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레퀴엠'(2000), '더 레슬러'(2008) 대런 아로노프스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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