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없지만...화려한 CG기술 '볼만'

**감독 엽위신/배급 씨너스엔터테인먼트(주)/98min/12세관람가/홍콩**

[JTN뉴스 현화영 기자] 1980년대 홍콩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대표작 '천녀유혼'이 2011년 버전으로 재탄생됐다.

엽위신 감독의 새 '천녀유혼'은 유역비(류이페이), 고천락(구톈러), 여소군(위샤오친) 등 홍콩의 라이징 스타들을 내세워 현란한 CG를 내세운 게 특징이다.

100% 한국의 CG기술로 만들어진 화려한 영상미는 24년이란 세월의 간극과 함께,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무협영화의 매력을 새록새록 느끼게 해준다.

감독의 역량은 스토리의 변화에서 탐지된다. 1987년작이 주로 '영채신'(장국영 분)과 '섭소천'(왕조현 분) 인간과 요괴의 사랑에 중점을 뒀다면, 2011년판에서는 '섭소천'(유역비 분)과'영채신'(여소군 분) 사이에 퇴마사 '연적하'(고천락 분)의 사랑이 추가돼 삼각관계를 이룬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채신의 비중이 줄고 연적하가 크게 부각됐다는 것. 2003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세계적인 스타 장국영, 그리고 '아시아의 올리비아 핫세' 왕조현의 자리를 메우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천녀유혼'이 그동안 애니메이션이나 공연으로는 수없이 재탄생됐지만 실사영화로는 24년이 지나서야 만들어지게 된 이유이기도 할 것.

새 '천녀유혼' 속 영채신은 유약하고 어리바리하게 등장한다. 무서운 요괴 대마왕 '목희'(혜영홍 분)로부터 섭소천을 지켜주기는 커녕 오히려 보호를 받는가 하면, 소천을 구하기 위해 달려나가다가도 돌부리에 넘어지고 마는 그런 캐릭터다.

1980년대 '천녀유혼'을 본 관객들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고(故) 장국영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차세대 왕조현'으로 불리는 중국의 차세대 스타 유역비 역시 가녀리면서도 글래머러스한 몸매, 그리고 청순한 아름다움으로 스크린을 압도하지만 왕조현의 아우라에는 못 미친다는 평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달라진 홍콩(중국)영화의 위상을 느끼게 해주듯, 허무맹랑하고 과장된 무협영화의 틀을 깨고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물 못지 않은 만듦새와 완성도를 보여준다. 한국의 기술에 이 영화에 사용됐다는 사실이 어깨를 으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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