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의 히딩크' 김신환 감독의 실화 토대
월드컵 시즌 개봉...전 세대 아우르는 스포츠 영화

**감독 김태균/제작 (주)캠프비,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121min/전체관람가/6월24일/한국**

[JTN뉴스 현화영기자] 스포츠는 국경과 세대, 인종과 성별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한다.

그런 의미에서 6월 남아공 월드컵은 세계인이 4년 동안 기다려온 지구촌 최대의 축제이자, 화합의 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생각해봐야 한다.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게 스포츠인데 우리는 너무 눈에 보이는 '주류'에만 열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월드컵 시즌에만 반짝 국가대표 축구전에 열광하다 마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평소에도 비인기 종목이나 우리 주변 소외된 스포츠팀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이미 많은 대중매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의 무관심을 돌리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지상파 방송의 예능프로에서는 연예인들이 등장해 사회인 야구단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가 하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감독 임순례)은 올림픽 때만 반짝 인기를 끌던 핸드볼을 소재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월드컵 시즌에 맞춰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맨발의 꿈' 역시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영화, 스포츠, 어린이, 실화' 등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총망라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태균 감독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계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감독이다. '늑대의 유혹'이라는 하이틴 로맨스를 찍기도 했지만 '크로싱'을 통해 남북 분단의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조명했고, '맨발의 꿈'에서는 그동안 사람들이 몰랐던 '동티모르의 히딩크' 김신환 감독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냈다.

'맨발의 꿈'은 대박사업 좀 터트려 보겠다며 동티모르로 간 전직 축구선수가 그곳의 아이들과 그리는 꿈에 관한 이야기다.

21세기 최초의 독립국, 아직 내전의 위험이 남아있는 그곳에서 김신환 감독은 맨발로 공을 차며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발견하고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김신환 감독은 영화에서 '김원광'(박희순 분)이란 인물로 다시 태어났고, '라모스'역의 프란시스코, '모따비오' 역의 페르디난도, '뚜아' 역의 주니오르, '조세핀' 역의 말레나 등 현지 아역배우들은 영화 상영관조차 없는 동티모르의 '1호 배우'라는 영예(?)를 거머줬다.

'크로싱'에서는 묵직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그 감동이 평가절하(?) 됐다면, 이번 영화에서 김태균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큰 덕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희순과 고창석(외교관 역)은 물론 비전문 배우들인 아이들도 호연을 펼쳤다.

여기에 감독은 원광이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과 축구화 하나를 놓고 벌이는 1달러 계약을 픽션으로 가미시켜 스토리상의 재미를 꾀했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기후와 환경을 가진 동티모르이기에 감독과 배우, 제작진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 하지만 영화 속 영상들은 이국적인 풍광과 함께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낯설고 열악한 환경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축구 경기, 축구화 하나를 얻기 위해 눈물나게 노력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전후(戰後) 가난하고 힘들었던 우리 민족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며 측은지심을 유발한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관객들을 현혹하지도, 고도의 영상기법이 쓰이지도 않았지만 '맨발의 꿈'은 되도록 많은 세대가 관람했으면 하는 영화다.

오지의 나라에서 기적을 일군 김신환 감독의 이야기가 그곳 사람들뿐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에게도 희망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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