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한우시험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미스 한우 선발대회에서 600여 두의 한우 암소를 대상으로 유전능력 평가와 외모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미스 한우.

‘암소 중의 암소’ 뭇 수소들의 혼을 빼놓을 정도의 명품 몸매를 가진 저 ‘미스 한우’를 보신 적이 있나요?

‘미스 코리아’, ‘미스터 코리아’는 들어봤어도, ‘미스 한우’는 처음 들어봤다고요? 당연하지요. 미스 한우 선발대회는 올 6월에 처음 열렸으니까요. 그러니까 올해로 방년 3세가 된 저는 자랑스러운 제1대 미스 한우랍니다.

저는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 있는 농촌진흥청 한우시험장에서 600여 두의 한우 암소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미스 한우에 선발되었답니다.

제 황금색 털을 한번 보세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건강미가 물씬 풍기지 않습니까? 곧게 쭉 뻗은 허리선은 또 어떻고요. 우아하기 그지 없습니다.

“몸매 하면 S라인 아니냐”고요? 모르시는 말씀! 두발로 똑바로 서서 걷는 사람과는 달리 네 발로 걷는 소는 굳이 S라인 필요 없어요. 일직선으로 미끈하게 뻗은 허리 라인이 미스 한우의 결정적인 조건 중 하나이지요.



‘117-117-135’가 제 명품 몸매 사이즈예요. 우선 ‘117cm’는 제 어깨(앞다리 위)에서 앞발까지의 수직 길이를 잰 수치예요. 이를 ‘체고(體高)’라고 부르지요. 또 두번째 ‘117cm’는 엉덩이 위 열십자(十) 모양의 뼈에서 뒷발까지의 길이를 잰 것인데, 이를 ‘십자부고(十字部高)’라고 불러요.

소의 어깨부터 엉덩이까지의 길이는 ‘체장(體長)’이라고 부르는데, 저는 135cm를 기록했어요. 즉 ‘117-117-135’는 소의 체고-십자부고-체장을 잰 수치예요. 사람으로 치면 한국의 전지현, 미국의 메간 폭스가 울고 갈 정도의 몸매이지요.

그렇다고 미스 한우가 몸매만 좋다고 선발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족보가 있는 가문의 암소들만 참가 자격이 주어져요. 또 혈통을 기본으로 태어났을 때의 체중, 젖을 뗐을 때의 체중, 생후 12개월이 되었을 때의 체중 등이 조건에 맞아야 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지방지수 순위와 성장지수 순위, 근내지방 순위까지 선발기준에 포함되었지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암소로 선발된 저는 앞으로 ‘몸짱’ 한우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한우 개량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한우 개량 사업은 계속 돼 왔지만, ‘반쪽 개량’에 불과했거든요. 저의 투입으로 이제 완전한 개량이 이루어 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왜 ‘반쪽’이었나고요? 어려운 말을 조금 쓸게요.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후손의 능력은 아비와 어미에게 각각 50%씩 물려받게 되어있지만, 지금까지의 한우 개량은 보증씨 수소 선발을 통한 수소 위주의 개량이었어요. 씨소의 혈통이 아무리 좋아도 암소의 체질이 제각각 다르다 보니 안정적인 우량소 생산이 어려웠지요.

이제는 제가 투입됐으니 제 난자를 우량 수소의 정자와 수정시킨 다음 수정란을 다른 암소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우량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문제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현재 우리 기술로는 임신 성공률이 20∼40%에 불과하다고 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우수한 암소가 아직은 많이 확보되지 않았지요.

그래도 시작이 중요한 거잖아요. 이번 미스한우 선발대회를 계기로 암소 개량에 대한 중요성이 농가에 많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암소를 보유하고 있는 농가에서는 유전능력이 인정된 우량 암소 집단을 구축하기 위해서 개체별 기록관리가 필수적이라고 하니 명심해 주세요.

[글=농림수산식품부 홍보담당관실 강지용]
[사진= 농림수산식품부 디지털 홍보대사 남성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