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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 [리뷰] ‘바리톤 정경의 정신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

재미와 품격을 두루 갖춘 토크콘서트!




[JTN뉴스 임귀연 객원기자] 지난 2월18일 토요일 오후5시 최근 대학로에서 새 단장을 마친 JTN아트홀 1관에서 바리톤 정경의 생활밀착형 토크콘서트 ‘정신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의 쇼케이스가 성황리에 열렸다.


공연을 보기 직전까지 클래식은 고리타분하고 어렵다는 일부 선입견처럼 그간 클래식과 담 쌓고 지내 온 많은 분들이 과연 지루해 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 반 호기심 반이었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주인공이 등장하기 직전의 그 짧은 기다림이 그 날은 설렘과 긴장으로 유독 길게 느껴졌다.


검정 턱시도가 아닌, 맵시 있는 파란색 정장을 입고서 특유의 환한 웃음과 함께 등장한 바리톤 ‘정경’.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풍채 좋은 성악가가 이탈리아어로 된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내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노래 한 곡을 마치고 이어진 바리톤 정경 교수의 자기 소개는 참으로 길고 뜨거웠다. 예술의 전당, 카네기 홀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도 연주한 경험이 있는 잘 알려진 성악가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나 되는 분이 왜 대관절 무엇이 아쉬워 지금 대학로의 한 소극장의 문을 두드리고, 개그맨처럼 화려한 입담을 뽐내며 관객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힘주어 불러주고 있는 것인가.


그에 대한 본격적인 답변에 앞서 그는 관객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최근 몇 달 사이 내 돈 내고 뮤지컬을 사 본 경험이 있는가? 그렇다면 최근 몇 달 사이 내 돈 내고 오페라를 관람해 본 경험은 또 얼마나 있는가?”


간단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반인들이 클래식에 대해 갖는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을 감안하더라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나를 포함해 꽤나 대중문화를 향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 뮤지컬을 자주 보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최근 오페라를 사 본 경험이 있다고 자신 있게 손을 든 사람이 그 자리에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클래식음악을 진정 사랑하는 음악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한 현 주소를 외면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페라와 드라마를 융합시켜 만든 ‘오페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형식 속에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담아 대중들에게 수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남은 클래식 음악의 멋을 소개하고 함께 호흡하기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힘이 있었다. 그냥 으레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정말 현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치열한 자기반성과 확고한 신념이 엿보였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관객들은 귀신 같이 진심을 알아챈다. 기꺼이 자기 스스로 광대가 되어서라도 현재를 살아가는 대중들과 클래식 음악을 이어주는 교두보가 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진심이 전달된 그 순간 객석에서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의 프로그램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오케스트라가 교향곡 연주할 때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도 늘 헷갈려 실수하기 일쑤인, 그만큼 클래식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라이브가 아닌 MR 반주에 맞춰 성악가가 뮤지컬 배우처럼 마이크를 대고, 심지어는 노래하는 배경에 자신이 제작한 뮤직비디오 영상까지 틀다니. 보수적인 클래식계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마치 남 일처럼 자기 얘기를 하는데 그 광경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멋있게 느껴졌다.


그는 마치 소극장 뮤지컬에서 1인 4역 정도를 소화하는 멀티맨 같았다. 때로는 무대 위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클래식 가수로, 때로는 친근하고 유려한 말솜씨와 능숙한 농담으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토크쇼 MC가 되었다가 이내 해박한 지식과 열정을 가진 명강사가 되어 클래식 공연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희극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중들의 눈 높이에서 맞춰 품격 있는 인문학 강의를 들려줬다.


한편 바리톤 정경 교수 외의 깜짝 게스트들도 있었다. 공연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준 메조소프라노 임정숙과의 이중창과 더불어 무용가 이은선 교수와 함께 한 무용과 성악이 결합된 짧은 오페라마 공연은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 공연을 보기 전, 나는 잘 나가는 성악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를테면 신라호텔 뷔페에서 와인과 곁들여 스테이크를 조신하게 썰고 있을 것만 같고 감히 함께 사진 찍자고 말 꺼내기 어려운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소탈하고 ‘사람냄새’나는 클래식 가수의 모습을 직접 보다니!


그 어떤 클래식 가수도 대체 불가능할 것만 같은 클래식계의 이단아 바리톤 정경, 그가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행동하는 예술가로서 여태껏 ‘클래식의 볼모지’ 였던 대학로에서 관객과 함께 그려 나갈 오페라마 토크콘서트의 앞으로의 행보 역시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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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임귀연 객원기자 press@jtn.co.kr | 사진 :
  • 기사입력 : 2017-02-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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