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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 [리뷰] 본 공연으로 새롭게 돌아온 ‘정신 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

격주 월요일 JTN아트홀에서 바리톤 정경을 만나다




[JTN뉴스 임귀연 기자] 얼마 전 큰 화제 속에 종영됐던 JTBC ‘팬텀싱어’가 종영 후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 반응이 뜨겁다. 시즌2 확정 소식과 더불어 시즌1 최종 무대에 진출한 출연자들까지 일약 대중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게다가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우승팀의 투어 콘서트 티켓 역시 순식간에 매진되었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팬텀싱어’는 기존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이어 받았지만, 대중적으로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성악가들과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 그 대상이 대중가요가 아닌 클래식음악이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한국의 ‘일 디보’를 목표삼아 국내 최고의 크로스오버 남성4중창 팀을 뽑기 위해 숨가쁘게 달렸던 석 달 남짓의 여정은 마치 한여름 날의 사랑처럼 뜨겁고 열정적이었다. 방송 무대를 통해 대중들은 클래식 가수들의 공연을 숨죽이며 보고 들었고, 그 생생한 라이브의 간접체험은 시청자들에게는 품격 있는 클래식 음악의 깊이 있는 매력을, 출연자들에게는 대중들과 소통하는 무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대중가요에 식상함을 느꼈던 많은 시청자들에게 매주 만나는 고품격 클래식 음악의 향연은 무척이나 반가운 시간이었다. 더불어 실력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무명에 가까웠던 출연자들이 그간 간절하게 선보인 폭발적인 무대들은 여태껏 보수적인 예술계에서 클래식가수들이 대중 앞에서 온전히 실력을 뽐낼 수 있는 무대가 그만큼 드물었다는 것의 반증 같아 동시에 큰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지점에서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라는 어찌 보면 식상하면서도 요원해 보이는 그 길을 ‘클래식계의 이단아’라 불리며 뚜벅뚜벅 지난 10여 년 동안 묵묵히 걸어왔던 바리톤 정경 교수의 현재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 10일 월요일 저녁, 대학로 JTN아트홀에서 성공적인 첫 공연으로 긴 여정의 시작을 알린 바리톤 정경의 ‘정신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는 바로 그 정경 교수의 오랜 진정성이 녹아 있는 결과물이다.


‘팬텀싱어’가 익숙한 형식의 서바이벌 오디션 방송으로 클래식음악과 대중과의 접점이라면, ‘정신 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는 예술가 자신이 기획자이자 호스트가 되어 소극장 무대에서 토크콘서트라는 형식으로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대중들과 만나고 소통한다. 


4월부터 격주로 연말까지 예정된 이 브랜드 공연은 클래식 애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파격의 연속이다.


공연의 무대가 되는 장소는 연극, 뮤지컬이 주로 열리는 대학로의 한 소극장 무대인데다 주말이 아닌 월요일 저녁에 정기적으로 열린다는 점이 무척이나 이색적이다.


과연 고단한 월요일 퇴근길에 일부러 클래식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애써 발길을 향하는 관객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불식시키듯 지난 ‘정신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연세 지긋한 노부부부터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가족단위의 관객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들이 200석 남짓한 소극장 객석을 가득 메운 것이다.


무대에 오른 정경 교수는 마치 뮤지컬 배우처럼 무선마이크를 착용하고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표정과 몸짓으로 라이브가 아닌 MR 반주에 맞춰 유명한 가곡과 아리아를 관객들에게 열정적으로 선보였다. 이러한 클래식의 형식을 깬 파격적인 광경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풍채 좋은 성악가가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분명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생경한 경험이었다. 이 강렬한 첫인상과 더불어 그의 위트 있으면서도 진솔한 자기 소개는 관객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열게 만든다.


‘정신 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정나키)는 클래식을 주제로 일방적으로 뭔가를 가르치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늘 고고하고 높은 곳에 머물러 있는 줄로만 알았던 클래식 음악이 기꺼이 눈높이를 대중에 맞춰 먼저 대화를 걸어오는 느낌이었다.


사회자인 정경 교수는 마치 해박하고 열정적인 여행가이드가 된 것처럼 깊고 넓은 클래식의 세계를 찾은 관객들을 타임머신에 태워 18세기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세계로 능숙하게 초대했으며, 유쾌하고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잔잔한 미소와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들려주는 이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과 그들이 남기고 간 작품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이 짧은 여행의 재미와 품격을 더해줬다.





이 와중에 특히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시간은 정경 교수가 인터뷰어가 되어 게스트로 초대된 예술가와 인터뷰를 갖고 무대를 함께 꾸며 보는 ‘아름다운 예술가를 소개합니다’라는 코너였다.


‘팬텀싱어’의 아티스트들처럼 실력은 있지만 설 무대를 찾기 어려운 순수 예술가들이 수 없이 많은 작금의 현실 속에서 그들과 대중들을 이어주는 접점으로서 매회 새로운 게스트들과 함께 꾸미는 의미 있는 무대였다.


첫 게스트는 팝페라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테너 김용호 선생.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달리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이라는 아리아를 들려주었던 그의 첫 무대는 카리스마 넘쳤다. 강하면서도 동시에 섬세하고 여린 고음을 자랑하듯 멋지게 소화하는 그의 노래는 관객들의 마음을 삽시간에 훔쳤다.


사회자인 정경 교수와 테너 김용호 선생의 인터뷰는 10년 동안의 오랜 친분을 과시하듯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웃집 동네 형 오빠 같이 푸근하고 넉넉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두 사람이 야심차게 선보인 듀엣 무대는 바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넘버이자 대중들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지금 이 순간’.


무대의 크기, 화려함을 떠나 무대에서 열정적이고 섬세하게 노래하는 두 성악가의 빼어난 절창은 대극장 뮤지컬의 클라이막스를 보는 것만큼이나 기대 이상의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무대의 화려함이나 음악적 기교를 떠나 진심은 결국 전해진다. 숨소리 하나 표정 하나 귀 기울이며 지켜 보게 하는 소극장 무대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었던 그 경험은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값지고 호사스러운 시간으로 간직되며 진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어쩌면 망망대해처럼 넓고 깊은 클래식음악의 세계에 두 시간이라는 시간은 발 한 번 담그는 듯한 짧은 경험이다. 그래서 여전히 이와 같은 무대에 대한 갈증이나 아쉬움 역시 크게 남아 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하듯 가능성과 희망을 동시에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대중문화에 익숙한 관객들도 기꺼이 클래식가수와 진솔하게 소통하며 장벽없이 클래식음악을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기회라는 점에서 말이다. 


격주 월요일마다 클래식 가수로서 뜨거운 진심과 울림을 선사해 줄 바리톤 정경의 ‘정신 나간 작곡가와 KISS하다’는 대학로 JTN아트홀에서 올 연말까지 관객들을 만나는 긴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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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 임귀연 객원기자 press@jtn.co.kr | 사진 :
  • 기사입력 : 2017-04-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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