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거칠어진 원시버전으로 무대에 올라...7일부터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

[JTN뉴스] 사랑과 변심, 질투에 대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어떨까. 최초의 사랑으로부터 변심하는 이가 남자일까, 여자일까.

사소한 논쟁을 시작으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전라 연극 '논쟁'이 이번엔 제목에 기원전을 뜻하는 'B.C'를 붙여 '논쟁 B.C'라는 이름의 더욱 거칠어진 원시버전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해 초연 당시 네 명의 남녀 배우가 전라로 등장해 이슈가 됐던 이 작품은 프랑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작가 마리보(P.Marivaux)의 작품 'La Dispute'를 원작으로 인간의 사랑과 욕망의 본질에 대해 그린 작품.

이 연극은 잔혹한 실험으로 시작된다. 사랑으로부터 먼저 변심하는 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네 명의 남녀아이를 각각 세상과 격리시킨 채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만나게 해 이성을 발견하고 사랑하고, 변심하는 과정을 관찰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만난 '나'와 '누'. 이성을 처음 발견하게 된 이들은 곧 사랑에 빠지고 항상 함께하기로 약속하지만, 이들의 조정자들은 두 사람을 각자 다른 이성 '너'와 '우'를 만나게 한다.

갑자기 너무 많은 세상을 알게된 이들은 혼란에 빠지고, 변심과 질투, 충돌의 과정을 겪는다.

'논쟁 B.C'는 남자와 여자, 인간이 갖고 있는 사랑의 본질과 욕망에 대해 네 명의 남녀 주연배우들을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들이 알몸으로 등장해 서로를 만지고, 맛을 보기도 하고, 냄새를 맡으며 이성과의 사랑에 빠졌다가 또 다른 이성을 만나고 변심하는 과정, 옷을 입고 사랑을 교육받으며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수치스러워하는지를 보여준다.

'알몸 연극'으로 이슈가 돼 초연 때부터 흥행 돌풍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 작품은 사실 야하지 않다. 남녀 배우가 알몸으로 등장하지만, '알몸 연극'에 포커스를 두기엔 이 연극이 가진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 3월 공연도 큰 이슈가 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연극 '논쟁 B.C'. 이번 공연 역시 전체적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배우들은 지난 공연보다 더욱 거침없는 열연을 보여주는데 반해 무대는 오히려 작아져 답답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은주, 최규화, 박승희, 박민호 등이 출연하는 연극 '논쟁 B.C'는 10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윤보라 bora@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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