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을 쌓아 꾸준하게 작품활동 하고 싶다"

[JTN뉴스 강윤아 객원기자] 뮤지컬 '락시터'에 출연하는 배우 김은주가 "내실을 쌓아서 꾸준하게 작품을 하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극 '언챙이곡마단'부터 단편영화 '영웅은 없다', 연극 '당신만이'와 '배고파6' 등을 비롯해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아온 올해로 연기생활 10년이 넘은 알짜배기 배우 김은주는 현재 뮤지컬 '락시터'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오는 2월3일까지 서울 중구 세실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락시터'는 어느 한적한 낚시터에서 60대 초반의 남자(범하)와 30대 중반의 남자(제복)이 옆자리에 앉아 인연을 맺게되는 모습을 통해 세대간의 갈등과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고, 이를 웃음과 감동으로 풀어낸 작품.

이번 작품에서 김은주는 멀티녀 역할을 맡아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원캐스팅으로 매일같이 무대에 오르느라 바쁜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은주 배우를 지난 12일 세실극장에서 만났다.

-다음은 배우 김은주와의 일문일답

- 뮤지컬 '락시터'에서  멀티녀 역을 맡으셨는데, 이번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캐릭터를 설명한다면.

▲ 뮤지컬 '락시터'는 우선 낚시터에 즐거울 '락(樂)'자를 써서 지어진 제목인데요, 낚시터를 배경으로 사회에 소외되고 한층 밀려나 있어 보이는 60대 노인과 사회 속에 찌들고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가정에 힘들고 지친 30대 가장의 만남을 가지고 있는 드라마에요.

두 사람이 처음엔 타협이 잘안되다가 결국엔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두루두루 어울려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그 안에서 저는 낚시터를 지나다니는 여러가지 사람들을 다양한 캐릭터로 보여주면서 재미있는모습,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멀티녀 역할이 굉장히 많은데, 좀 더 캐릭터 하나 하나 자세하게 설명을 부탁드려요.

▲ 제가 10가지 정도의 배역을 맡고 있어요(웃음). 우선 제 생각에 관객들이 가장 좋아해주시는 캐릭터는 두 가지인거 같아요. 하나가 가장 중점적으로 나오는 징수원 아주머니신데, 수다쟁이에 자기 할말만 계속하시거든요. 관객들이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그리고 두 번째가 길다방 '미쓰리'라는 다방 종업원인데, 처음에는 곱게 나오다가 욕도하고 특이하게 커피도 타고, 실연의 아픔이 있는 캐릭터고요. 그리고 술취한 대학생, 할머니, 기자, 소방대원 등이 있는데, 하나같이 살짝 현실과는 동떨어진 캐릭터 들이에요. 현실에 있을법 하지만 조금과장되어있거나 아니면, 관객이 '저런사람이 진짜 있을수가 있나?'라고 생각하면서도 공감은 되는, 그래서 웃기는 역할이 굉장히 많아요.

-10가지 다양한 캐릭터중에 가장 맘에드는 배역은 어떤 역할인지...혹은 가장 소화하기 힘든 역할은?

▲ 제일 좋아하는 역할은 아까 말씀드렸던 징수원이나, 다방종업원이요. 관객의 호응도 좋지만 제가 맡은 역중에 가장 현실적이기도 하고, 그안에서 표현할수 있는게 굉장히 많아요. 어떤 배우가 맡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캐릭터의 성격이 달라지는게 두 역할이기도 하고요, 재미있기도하고.

특별히 어떤 역할이 힘들지는 않아요. 다만, 저는 공연중에 캐릭터 하나 하나가 관객에게 다 다르게 보이기를 원하거든요. 어느 하나만 특별히 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초반에 어느 한 역할만 웃겨버리면 다음의 캐릭터가 앞 캐릭터에 가려지게 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전 그런점에 있어 웃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밌는게 덜하더라도, 전후 캐릭터가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를 목표로 하고 이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개성이 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는 점이 굉장히 어려웠던거 같아요.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재미가 있는건 확실한거같아요. 굉장히 유쾌한 역할을 맡으시는건데, 실제성격도 그런가요.

▲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긴한데, 역할처럼 들뜨고 항상 업되어있는 성격은 아니에요. 분장실에서 대기할때에도 웃기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데, 보통은 선배님들과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있는거 같아요.

-지금 한참 공연을 하고 있는 중인데, 힘든점은 없나요?

▲ 의상 갈아 입는게 제일 힘들어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건 어떤 배우들도 다 힘든게 마찬가지일테니까 제가 감수하고 하면 되는건데, 정말 힘든건 멀티녀의 의상 체인지에요.

저는 모든의상이 캐릭터에 따라 완벽 체인지거든요. 다른 작품을보면 가끔 일부러 엉성하게 옷을 갈아입음으로서 웃음을 유발하는 멀티들이 있기도 한데, 저희 작품은 그런류의 웃음이 아니라 완벽하게 캐릭터를 바꾸고 단독적인 웃음을 주려고 하기때문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 변신을 위해 분장실 개인 행거가 휘어있을 정도로 개인옷이 많이 걸려있어요.(웃음) 제가 배역이 많다 보니 가끔은 학생인데 할머니 옷을 입고 있다가 정신이 번쩍들어 허겁지겁 옷을 다시 되갈아 입는 경우도 있고요. 밖에서 연기할 때보다 분장실 안이 훨씬 더 분주한 역할이 멀티남, 멀티녀인거 같아요.

-멀티남녀 두분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할꺼 같은데요, 멀티남인 김시권씨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 멀티남과 멀티녀가 거리감이 있다면 연기하는데 굉장히 힘들어요. 커플로 나오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서로 믿음이 없으면 굉장히 힘들꺼란 생각도 들어요. 제가 '락시터'를 두 번째하는데, 다시 한 번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지금 이 배우들과 또 만나면 즐거우니까. 항상 보면 기분좋은 사람들이라서 라는 이유가컸거든요. 그만큼 애착도 많이가고 할때마다 기운넘치는 공연이에요.

-언제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좀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그리고 '락시터'는 그간 작품들 중에서 어떤 의미의 공연인가요?

▲ 대학로에 처음 입단을 해서 연극을 시작하게 된 건 01년도, 고등학교3학년때였어요. 좀 일찍 입단을해서 10년이 넘게 연극을 하고있네요.(웃음) 입단하고 얼마안되서 한 공연중 '언챙이 곡마단' 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그 당시 제 나이가 스무살 초반이었는데, 맡은 역할이 제정신이 아닌 점술가노파였어요. 그때 연출님께서 미국의 홈리스 같은 거친 느낌을 원하셔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도하고, 썩은 무우를 끌어안고 감정이입고 해보곤 했었는데, 나이도 맞지않고 감정이입이 잘 안되서 좀 힘들었던거 같아요. 지금 다시 그 역할을 맡게되면 좀 더 몰입해서 잘 할 수 있을거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락시터'라는 작품은 저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에요. 제가 멀티녀 라는 역할을 처음맡아보기 때문에 사실 처음에는 굉장히 두렵고 무서웠어요. 그리고 워낙에 전시즌 멀티녀선배님들께서 잘해주셨기 때문에 저도 '락시터 멀티는 완벽하다' 라는 대중의 평가에 부합해야 한다는 마음의 중압감도 있었어요. 초반엔 계속 캐릭터를 바꾸면서 등장해야 한다는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하고 있다고 믿어요.(웃음)

-관객에게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요?

▲ 같이사는 세상,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많다고 해서 사회에서 소외받는 기분이 있잖아요. 밀려나있는 느낌이랄까?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통 정년퇴임을 하게 되는 60대가 바로 사회에 대한 연륜이 가장 많이 보여질수 있는 시기인거 같아요. 그럴때, 30대의 아직 사회를 다 알지 못하는 청년들과 일을 하면 오히려 시너지효과가 더 생겨날수 있을거란 생각도 해요. 그런데 나이만으로 사람을 단정짓고 퇴출해버리는 사회가 조금은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들고, 60대는 그 나름의 역할을 해줌으로써 젊은사람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3년을 맞아 배우로서 올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 우선 올해 8월까지는 공연이 다 잡혀있어요. '락시터'가 끝나면 2월중에 대학로도 돌아가 '당신만이' 라는 작품을 올릴 예정이고요, 6월에는 '늙은부부이야기' 까지 공연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쉬지않고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인거 같아요. 그 이후로도 계속 꾸준히 작품을 할수 있는게 제 소망이기도 하구요.

JTN 강윤아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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