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60대 남 '오범하' 역 맡아 편안한 연기 선보여...2월3일까지 세실극장서 공연

[JTN뉴스 윤하나 객원기자] 영화, 연극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던 배우 김탄현이 현재 서울 중구 세실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락시터'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뮤지컬 '락시터'는 한적한 낚시터를 배경으로 우연히 만난 두 남자가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

이번 작품에서 김탄현 배우는 30대 남자에게 소통을 시도하는 60대남 '오범하'역을 그만의 스타일로 편안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원 캐스팅으로 쉬는 날 없이 관객들을 만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 터. 여기에 감기까지 떨어지지 않아 두꺼운 목도리로 목을 감싸고도, 눈빛 만큼은 다음 무대를 위해 생기가 넘치는 그를 지난 26일 리허설이 한창인 세실극장에서 만나고 왔다.

-다음은 김탄현 배우와의 일문일답.

Q 본인이 생각하는 '락시터'란 어떤 작품인가요?

A 락시터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저희는 공연전에 모든 배우들이 모여 '기절 초풍 환장 코미디 락시터 화이팅!'이라고 구호를 외칩니다.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관객들이 유쾌하게 볼 수있는 한편의 코미디, 그것이 '락시터'라고 할 수 있죠.

Q 극 중 본인이 맏은 '오범하'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인가요?

A 오범하는 지금도 있고 예전에도 있던 그런 사람입니다. 단지 사람들이 못 느끼고 있는 사람일 뿐이죠. 사실 낚시터 라는 공간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연히 만난 옆사람이라도 우리는 친하다고 생각을 하는거죠. 예전에는 어떤 누군가가 상대방에게 말을 거는 것이 힘든일이 아니었거든요, 요즘이야 세상이 변해서 상대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거나 누군가 나에게 간섭 하는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오범하는 상대에게 간섭을 한다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서는 사람입니다.

Q 원래 본인 나이보다 많이 차이나는 역을 소화 해야 하는데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A 힘들죠. 나이가 많이 차이나는 역은 쉽지가 않거든요. 외모야 뭐 분장으로 바꾼다고 해도 목소리나 몸짓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야 하니까요. 나이든 배우들이 젊은 배우를 연기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이 겪어봤던 삶이라 괜찮은데,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 역을 연기 하려면 안 겪어본 일이라 상상이나 관찰을 통해서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늘 관찰을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웃음)

Q 극 중에서 '오범하' 라는 인물은 어찌보면 간섭 많아 보이는 할아버지 인데요,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캐릭터 거든요. 어떤 면을 표현하고 싶으셨나요.

A 작품 자체가 30대와 60대의 대비 잖아요. 작품을 유쾌하게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면서도 잊고 지낼 수있는 나이드신 분들의 아픈 면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단순히 아픈 면을 무겁게 표현 하는 것이 아니라 , 젊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 수 없었던 어두운 부분을 어렵지않고 유쾌하게. 이왕이면 밝게 그려내고 싶습니다.

Q 사실 배우의 길이 쉽지는 않거든요. 어떤 계기로 배우의 길을 시작 하셨어요? 원래 꿈이 혹시 배우셨나요?

A 아니요 원래 꿈이 배우는 아니였어요. 제가 사실 성격상 남들 앞에 서는 걸 부끄러워 하거든요. 항상 긴장하고 좀 떨어요. 예를 들어 사람들을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강연을 하라고 하면 저는 못해요. 제가 요새 탱고를 하는데 플로어 에서 사람들이 않아서 저를 조용히 주시하고 있으면 정말 떨려요.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때 그룹 사운드를 했었거든요. 그 당시 함께 소통하는 그 무대에 서면 느낌이 너무 짜릿 하더라구요. 그 무대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연기를 시작한거 같아요.

Q 연기를 하며 가장 힘든때는 어떤 때 인가요?

A 항상 힘들죠. 늘 부끄러워요. 내가 제대로 연기를 하고 있는가, 이 인물을 제대로 표현했나, 예를 들어 작가가 쓰고자 했던 인물을 배우로서 잘 표현 했는지 항상 고민이에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욕먹지 않는 선배가 되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죠.
 
Q 그럼 그렇게 매일 힘든데 그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 이겨내세요?

A 서로서로 기댈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도 마찬가지 잖아요. 낚시터에도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으면 외롭거든요. 혼자서 낚시하는 그 고즈넉함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게 오래되면 외롭고 힘들어 지거든요.

Q 참 많은 작품들에 출연 하셨던데요.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A '해질역' 이라는 작품이예요. '락시터'의 위성신 연출 작품인데요. 죽음에 관한 이야기인데도 죽음이 두렵거나 무서운게 아니라 누군가 사람하는 사람이 날 기다려 준다는게 참 애틋하고 따뜻해서 기억에 남아요.

Q 혹시 이번에 '락시터' 공연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나요?

A 음... 사실 저희 락시터에는 연출분이 잘 오지를 않아요. 전체적으로 관장을 해 주기는 하지만 배우들이 거의 다 진행을 하죠. 물론 조연출이 있지만 좀 더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느낌 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배우들이 만들어 가는 살아있는 작품이다 보니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요. 가끔 공연하면서 무대에서 너무 웃음을 못참고 웃어 버릴 정도니까요.

Q '락시터'에는 극 중 관객이 참여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혹시 기억에 남는 관객은?

A 많죠...원래 남자둘이 낚시를 하다가 다른 낚시꾼을 데려오는 상황이라 사실 남자 둘있는 곳에 여자분을 모셔올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항상 남자 관객분을 모시고 올라오는데, 어떤 여자 관객분인 본인이 올라오고 싶다고 무작정 무대로 올라오셨어요. 상황이 너무 애매해져서 같이 오신 남자분을 모셔 와야지 했는데, 같이 오신 분도 여자분 이더라구요. 그래서 관계가 전혀 없는 다른 관객 남자분을 한 분 더 모셨죠. 또 한번은 무 대 뒤쪽에서 남자 관객분을 한 분 모셨는데 다리가 불편하신 분 이셨어요. 앉아 계셔서 몰랐는데 어찌보면 참 가깝고 먼 그 길을 사양하지 않고 힘들게 나와주시더라구요.

Q 쟁쟁한 영화에도 출연을 꽤 하셨더라구요, '라디오 스타', '동갑내기 과외하기', 'JSA' 등 참 많던데요. 영화와 무대 중 어떤 쪽이 더 매력적인것 같나요?

A 둘 다 매력이 있죠. 뭐 드라마야 모르겠지만 영화는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 할 수있는 매력이 있구요, 무대는 호흡을 좀 더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살아있는 매력이 있죠.

Q 혹시 출연하는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으신가요?

A 음... 인간애가 느껴지는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작품 안에서 인물이 고뇌하는 것도 좋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의 메세지가 있는 작품이 좋아요. 딱히 관념적인 사랑 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에 대한 관심도 사랑이잖아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주고 싶어지는, 그런 작품이 좋아요.
 
Q 배우 김탄현을 한 문장으로 표현 한다면 어떤 배우 일까요?

A 글쎄요. 김탄현은  못하는 배우죠. 전 항상 후배들에게 물어봐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뭐 내가 못해도 후배들이 제대로 말 해 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늘 물어봐요. 걱정이라기 보다는 늘 체크를 한다고나 할까요? 항상 고민하고 체크하는 완벽하지 못한 배우죠.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으세요?

A 자유롭고 싶어요. 이게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 말인데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죠. 젊었을때는 '좋은거 멋진거 연기 해야해'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좀 즐기고 싶어요. 연기를 즐긴다는게 오히려 나이가 들다보면 더 힘들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하기싫은 작품을 생활비나 어떤 관계 때문에 하고 싶지는 않은거죠. 돈이나 그 무엇보다도 내가 마음이 가는 작품을 즐기면서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어요.

Q '락시터' 를 관람하러 올 관객들에게 추천사 한마디 해 주시겠어요?

A 이 작품은 정말 가족들이 보기 좋은 작품인거 같아요. 부모님 모시고 오면 정말 최고죠. 저는 잘 몰랐는데, 이 작품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부모님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줄 알았거든요. 사실 제 입장에서는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어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부모를 이해하게 되는 것 만이 아니라 부모님들도 그 부모님들을 떠올리게 되도라구요. 정말 그런 분들이 오히려 더 많았던거 같아요.

가족 모두에게 유쾌하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JTN 윤하나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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