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한미혜 객원기자] 유니버설 발레단의 기획공연 'This is Modern'이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됐다.

모던 발레의 대중화를 목표로 기획된 이 공연은 '음악이 보이고 춤이 들리는 마법 같은 무대'라는 기치 하에 모던 발레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his is Modern'의 막이 오르기 전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이미 명성을 날리고 있는 문훈숙 단장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향해 클래식 발레와 모던 발레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클래식 발레가 정형화된 동작으로 무용수의 화려한 테크닉과 규격화된 고전의 아름다움으로 승부한다면 모던 발레는 안무가마다 이미지에 대한 해석이 자유로운 것이 특색이라고 했다.

그는 무용수의 의상, 발레의 동작, 이미지의 표현방식 등에서 클래식 발레와 모던 발레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직접 기본적인 동작들을 선보이며 좀 더 쉽게 관객들이 발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This is Modern'은 총 3명의 안무가의 4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작품은 위트와 유머가 가득한 한스 반 마넨의 '블랙 케이크'였다. 상류층 사교계의 모습을 풍자한 이 작품은 무대 위에서 남녀 무용수들이 파티 석상의 수다와 소란을 연극 무대의 배우들처럼 직접 연기한 점이 이채로웠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아시아 최초로 공연권을 획득해 2008년 국내에서 초연한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한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은 나초 두아토의 '두엔데'로, 드뷔시의 음악이 주는 느낌을 무용수들의 톡톡 튀는 리듬감 넘치는 움직임으로 살아 숨 쉬는 음표처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단체로는 최초로 공연권을 획득해 2011년에 초연한 바 있다.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재기발랄함이 가득 담긴 이어리 킬리안의 '프티트 모르'와 '젝스 탄체'가 3, 4번째 작품으로 이어졌는데 서로 다른 작품임에도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선율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어 하나의 에피소드처럼 이어진다.

무대 위로 가득하게 뿌려진 비누방울들은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고 남자 무용수들에 의해 거대한 천으로 무대를 가득 메꾼 천이나 여섯 개의 드레스 모형을 활용하여 이어간 장면들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폭넓은 대중과의 만남을 홍보방식으로 도모한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 발레 관객이나 팬들이라면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만한 본 공연 전의 연습 장면을 일부 관객들에게 오픈시킨다거나 티켓 파워의 대다수를 이루는 여성 관객층을 겨냥한 남성 무용수인 발레리노들의 '스타 만들기'는 그 좋은 예이다.

'This is Modern'을 앞두고 4명의 남성 무용수들의 화보 사진을 별도로 찍어 홍보에 나섰는데 와인 잔을 들고 있거나 빨간 사과를 앙증맞게 물기도 하며, 요정 같은 묘한 표정을 짓기도 한 사진들이 바로 그것이다. 사진의 종류는 다채롭지만 어디에도 고난도 점프를 하는, 발레리노의 전형적인 사진은 없다. “발레리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춤이 아닌 남성을 보여주려 했다"고 유니버설 발레단의 관계자는 전한다.
 
시종일관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펼치는 따뜻한 긴장감과 함께 관객석에서는 익살스럽고 유쾌한 장면에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고,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동작에는 탄성과 박수를 아까지 않았다. 난해하게만 여겨졌던 ‘모던 발레’라는 장르를 보다 쉽게 풀이한 'This is Modern'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행복한 추억과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 최초의 민간 직업 발레단으로 1984년에 창단, 1985년에는 한국 발레단 최초로 세계 투어를 시작하여 현재 명실상부한 '발레 한류'의 중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미래 청사진은 밝기만 하다.

'30주년 스페셜 갈라', 나초 두아토의 '멀티플리시티', '지젤', '발레 춘향'을 앞두고 있으며 2013년 12월 20일에서 31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는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의 연말 공연으로 손꼽히고 있는 안데르센 원작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목전에 두고 준비 중에 있다.

예술 감상의 근본적인 목적이‘현실을 잠시 잊고 다른 세계로의 이동과 그로 인한 고양감’이라 한다면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만드는 매 작품들은 충분히 그 환상의 세계를 견고하게 구현하여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행복하게도 우리는 오래 기다리지않고 그 새로운 세계를 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레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JTN 한미혜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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