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가족을 소재로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연극 ‘둥지: 넌 혼자가 아니야!’(이하 ‘둥지’)가 지난 4일부터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연극 '둥지'는 해외로 장기 출장을 떠나려는 손자를 잡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펼치는 ‘손자 장가 보내기 대작전’을 코믹한 웃음과 휴머니즘으로 풀어낸 작품.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화대리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결혼한 순영과 미정, 현태와 민재 두노부부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커온 친구이자 사돈 지간이다. 자식들은 부부 해외선교를 위해 세네갈로 떠나고, 이들은 시골마을에 남아 농사를 지으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유일한 낙은 바로 하나뿐인 손자 강성배. 자산관리사인 성배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워드리기 위해 주말마다 양가 조부모님을 뵈러 시골로 내려온다. 애지중지 하는 손자마저 3년간 해외 출장을 떠난다는 소식을 접한 두 노부부는 실의에 빠진다.

자신이 떠나면 쓸쓸해 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마음에 걸리지만 성공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출국을 결심하는 손자, 자식들도 보냈는데 유일한 손자마저 보낼 수 없다고 결의를 다지는 노부부들의 좌충우돌 ‘손자 장가 보내기 대작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마치 실제 시골집에 온 듯 정겹게 느껴지는 시골집. 마당 한 가운데 자리잡은 평상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또한, 할아버지가 집착에 가깝게 아끼는 경운기는 관객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극의 전개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작년 ‘논두렁 연가’에서 이번 시즌 새롭게 재편된 연극 ‘둥지’는 뮤지컬 그리스의 실력파 배우 김보선이 손자 성배 역할을 맡아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건 정말 소중한 기회야. 내 꿈을 위한 길을 놓칠 순 없어.” 자신의 꿈을 위해 떠날 것인가? 소중한 사람 곁에 남을 것인가? 손자 성배의 독백으로 내적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때, 관객들은 극에 몰입하며 함께 고민한다.

손자 ‘성배’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간호사 ‘은정’과의 관계를 통해 늘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사람들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세대 간의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연극 ‘둥지’는 ‘돈보다 더 소중한 자산이 뭔지 잘 생각해보라’는 은정의 대사 속에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대로 담겨있다.

‘둥지’는 바로 ‘가족’이다. ‘가족’이라는 소재가 지루하고 뻔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끊이지 않는 웃음 요소는 물론 배우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익살스런 연기로 인해 공연 시간 90분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젊은 배우들의 노 부부 연기가 인상적이다. 조준희와 이미진, 명재환과 엄혜미는 시골 노인의 말투나 동작, 감정 등을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표정과 작은 행동 하나까지도 억지스럽지 않게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가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인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 것.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와 때론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감동 스토리로 진정성 있게 관객과 소통하는 연극 ‘둥지’는 우리가 자칫 잊고 살아가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끝으로 커튼 콜에 숨겨진 배우들의 반전 매력 또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현태와 민재 두 노인의 비보잉 댄스와 전체 출연진의 ‘둥지’ 퍼포먼스는 마치 미니콘서트 장을 방불케 하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한편 연극 ‘둥지’는 오는 8월 3일 5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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