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JTN뉴스 [사진=유승관 기자]

[JTN뉴스 윤보라 기자] '가족'이라는 소재를 기본 토대로 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가족 소재의 작품들과는 다른,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열전3'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기상천외 막강 가족 캐릭터를 앞세워 이 시대 가족의 충돌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

김영하 작가의 2004년 이산문학상 수상작인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마리화나', '락희맨쇼' 등으로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대사, 감각적인 웃음을 선보였던 고선웅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 '아빠'역의 배우 이한위와 '오빠'역의 이신성. ⓒJTN뉴스 [사진=유승관 기자]

9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프레스콜에서는 엉뚱하고 기발한 캐릭터와 대사, 순발력 있는 유머 등이 어우러진 무대가 공개됐다.

'콩가루 패밀리'의 충돌을 그려낸 이 연극은 관객들의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그동안 '가족' 소재의 작품들이 충돌과 화해, 감동으로 이어지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면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당신의 가족은 어떠냐'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술주정뱅이에 백수, 과거에 가정폭력 꽤나 행사했지만 4년 만에 돌아온 아들의 발길질에 한방에 나가떨어진 비운의 가장인 아빠와 아빠의 폭력성을 착실히 물려받아 다시 아버지에게 돌려주는 오빠, 오빠가 데리고 들어온 동거녀, 막말을 일삼는 집 나간 엄마, 아버지를 서울역 노숙자 신세로 만들자고 태연히 이야기하는 되바라진 딸로 구성된 가족.

이들이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충돌은 현대 가족의 무너진 위계질서, 경제력에 따른 권력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며 먹이사슬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가족이 뭐? 그거 별거 아냐.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몽둥이를 들고 보복할 수 있고 칼 들고 젓을 수 있는거야. 더 쉬워, 다른 집은 담 타넘어 가야 되는데 가족은 그냥 문 따고 들어오잖아. 그러니까 언제든지 변심하고 작심하면 일낼 수 있어. 무서운거지!"

4년 만에 돌아온 아들의 폭력에 아들과 아들이 데리고 온 열여덟살 동거녀를 원조교제로 경찰에 고발한 아빠의 이 대사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존경받는 부모, 예의 바른 자녀와 같은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과는 너무 멀리 떨어진 이 작품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또 새로운 깨달음을 던진다.

가족이 해체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 불편한 가족 구성원들의 동거, 거기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보여주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브라스 음악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댄스, 무대위로 툭툭 던져지는 엉뚱하고 기막힌 대사들로 유쾌함도 선사한다.

'아빠'역에 캐스팅된 배우 이한위와 이문식은 특유의 코믹함으로 맛깔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아빠'역에는 배우 김원해도 출연한다.

또 연기파 배우 황영희가 막말을 일삼는 카리스마 강한 '엄마' 역을 맡았고, 배우 이신성과 민성욱이 '오빠'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되바라진 '딸'은 연극 '도살장의 시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류혜린, 오빠의 동거녀 '큐빅'에는 신인배우 김다영이 당당히 개성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경찰, 공무원, 공사장 인부, 회집 주인 등 다양한 역할로 등장하는 배우 선종남의 '멀티맨'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도 극의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현대가족의 단면을 보여주며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3월6일부터 5월23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공연명 :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 기간 : 2010년 3월6일~ 2010년 5월23일
□ 장소 :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 제작 : (주)연극열전 
□ 공연예매 : 1544-1555(인터파크), 766-6007(연극열전)

윤보라 bora@jtn.co.kr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jtn.co.kr

<ⓒ 1+α 문화미디어 JTN뉴스(www.jtn.co.kr) 무단전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