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천재. 그들은 서양미술사에 화려한 빛을 새겼다.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마사치오는 27년을 살았고 전성기 르네상스를 살았던 조르조네는 33세에 삶을 마감했다.

극적인 구성과 명암법을 창안한 바로크 회화의 이단아 카라바조와 생동감 넘치는 붓질로 현대 회화의 초석을 다진 고흐는 모두 37세에 요절했다. 프랑스 로코코 회화를 완성한 와토도 38년의 짧은 삶을 남겼다.

이 반열에 이름을 올린 또 한 명의 천재가 조르주 쇠라(1859~91)다. 그가 이 세상에 머문 세월은 고작 32년이었다. 미술사가는 쇠라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세잔 같은 대가가 됐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인상주의에 색채학의 과학 이론을 도입해 논리적인 회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법은 수많은 색점을 찍어 형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쇠라는 이를 광학적 회화라고 불렀다. 형태를 그리거나 색채를 칠하는 것이 아니라 순색의 작은 색점을 화면에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찍는 것이다. 색맹 검사표처럼 보이는 쇠라의 작품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봐야 형체, 색감, 명암이 나타난다.

미술평론가 펠릭스 페네옹이 점묘법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분리주의 혹은 신인상주의로 서양 미술사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된다. 쇠라의 혁신적인 회화 기법은 많은 인상주의 화가에게 영향을 끼쳤다. 신인상주의라 부르는 이유는 인상주의 미술 이론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서다.

빛과 색채에 대한 연구와 근대적인 삶을 주제로 삼는 것은 인상주의와 같지만 회화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달랐다. 인상주의 화가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을 회화라 생각했지만 쇠라는 그런 순간의 이미지에 영원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회화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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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