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사냥꾼’ 또는 ‘아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영화 제목이 원래 ‘사냥꾼의 밤’이었다가 ‘아열대의 밤’으로, ‘아열대의 밤’이 다시 ‘악마를 보았다’로 바뀌었다). 그보다 배우 최민식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는 더 익숙하다. 그러나 이것은 속임수다. '악마를 보았다'의 악마는 단지 한 명이 아니다. 칼을 든 복수 속에 악마와 천사는 나란히 손을 잡고 피의 강을 건넌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최민식과 이병헌은 너 나 할 것 없이 다 악마다. 정확히 말해서 악마를 보는 건 우리다. 우리가 두 배우의 악마적 연기를 보는 거다. 비록 처연한 얼굴로 앉아 있다 한들 저들이 악마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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