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광기 어린 대결...이병헌-최민식, 누가 악마인가

**감독 김지운/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144min/청소년관람불가/8월12일/한국**

[JTN뉴스 윤보라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판정받아 개봉이 불투명했었던 영화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지난 12일 개봉했다.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며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까지 잔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와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 극찬하는 두 가지의 시선이 존재한다.

배우들의 연기력만 놓고 봤을때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이병헌과 최민식 두 배우의 연기는 소름끼치도록 완벽하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잔인함은 더욱 강렬하게 남는다.

이 작품은 평범하게 살던 한 남자가 뜻하게 않게 악마 같은 놈에게 약혼녀를 살해당한 후, 그 고통을 고스란히 되돌려 주려는 데서 시작한다.

'수현'(이병헌 분)은 약혼녀가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 분)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시작한다. 그리고 악마보다 더 악랄한 '장경철'은 '수현'에 대한 반격에 나선다.

이 복수극은 범인을 찾는 과정 보다 범인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처절한 응징의 과정에 집중하면서 복수라는 감정에 대해 가장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묘사한다.

영화는 연쇄살인마 '장경철'의 잔인함과 함께 '장경철'에게 응징을 가하는 '수현'의 잔인함을 함께 보여준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여성들을 납치해 토막 살인을 하는 '장경철'이나 그에게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잔인한 복수를 하는 '수현'이나 둘 중 과연 누가 악마인지 헷갈릴 정도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그들의 광기 어린 대결을 잔혹하게 그려내며 타협없이 극한의 상황까지 몰고 간다.

김지운 감독은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30초 가량 편집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그는 "와사비를 덜 묻힌 초밥을 먹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배우 이병헌은 "충분히 와사비 범벅이 된 초밥"이라고 표현했다. 편집된 1분30초 가량의 장면이 정확히 어떤 장면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병헌의 말처럼 이 영화는 충분히 자극적이고 잔인하며 끔찍한 복수극을 보여준다.

복수라는 감정에 대해 가장 적나라하고 솔직한 묘사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존의 복수극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지만, 긴 러닝타임 내내 눈뜨고 보기 힘들만큼 잔인한 장면이 많았기에 영화가 끝난 뒤 기억에 남는 건 도를 넘어선 잔혹함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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