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소수민족 아이누의 과거와 현재 조명
전통음악과 춤, 문화 통해 인류애적 메시지 전해

**감독 백승창, 장혜영/제작 dk미디어/76min/8월26일/한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억압과 핍박의 역사를 안고 살아온 민족이 있다.

주류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사회의 중심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언저리를 돌며 오랜 세월 마이너리티로 자신을 감추고 살아야 했다.

'아이누'는 7천여년 전부터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사할린, 쿠릴 영도 등지에 살았던 소수민족을 지칭한다. 그들은 눈이 깊고 몸에 털이 많으며 이목구비가 뚜렷해 외관상으로도 보통 일본인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부터 그들을 일본의 속국민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의 전통과 관습을 철저히 말살시키는 정책을 강행해왔다고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은 아름답다'는 우리나라 감독 백승창, 장혜영 씨가 만들었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소수민족 아이누를 통해 지금 현재 우리를 들여다보는 '거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참신하게 다가온다.

일본이 아이누를 억압해온 역사는 식민지였던 과거 우리 민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차별의 문화는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와 조선족들의 아픔을 대변해주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이누가 지나갈 때면 일본인들은 '이누, 이누' 하며 놀려대곤 했죠. '이누(いぬ)'는 일본어로 '개(犬)'를 뜻하는 말이에요"

'당신은 아름답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일본의 수도 도쿄에 사는 아이누족의 후손들로, 아이누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하고 취업과 결혼에 제약을 받는 등 사회의 불평등과 마주하며 살아온 존재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의 부조리와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아이누레블스'라는 단체를 만들어 아이누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잘못된 선입견들을 깨기 위해 전통음악과 춤, 전시회 등 문화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

영화는 이들의 평소 생활과 그들이 겪어온 고통, 그리고 현재 아이누족들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방식과 인생관에 초점을 맞춘다. 여주인공 미나는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으며 당신은 가장 아름답다"는 내용의 노래를 만들어 세계 공통의 인류애적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지금은 약 2만명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소수민족이지만 인간과 전통, 그리고 자연 등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조화롭게 살아온 그들의 삶은 전혀 다른 시공간을 살아온 우리에게까지 감동을 준다.

그들의 노력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해도 좋다. 소극장을 빌려 지나가다 들른 뜨내기 관객들을 상대로 전통노래와 무용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들의 작은 외침이 조금씩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누에 대해 보고 알게 됐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은 아름답다'가 단지 아이누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영화라는 것은 아니다. 이 시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참고로, '아이누'는 '인간'이란 뜻이다. 문화관광부 아시아전통음악 자원개발 및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작.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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