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아'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
국내 최초 '탈영병' 소재...문제의식 드러내

**감독 이송희일/제작 청년필름/110min/청소년관람불가/9월2일/한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영화 '탈주'는 총으로 무장한 채 긴박하게 쫓기고 있는 세 청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왜 하필 군복을 입고 목숨 건 도주를 선택했을까. 이송희일 감독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상존하는 비극, '탈영' 문제를 영화화해 수면 위로 드러내고 있다.

2007년 국방부 자료에 의하면 5년간 소속부대에서 탈영한 군인 숫자는 5천9백여명에 달하며 한 해 동안 70명이 넘는 군인들이 자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주변 청년들의 아픔이란 점에서 결코 간과하기 힘든 문제라 할 수 있다.

전작 '후회하지 않아'에서 동성애 문제를 다뤄 화제를 불러 일으킨 이송희일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역시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끄집어내고 있다.

탈영을 선택한 이 세 청년들은 각자 나름의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부대 내 집단 구타, 성추행, 가족 등의 문제 때문에 군을 이탈한 이들은 초입부터 해피엔딩이란 결코 꿈꿀 수 없는 불안한 탈주를 이어간다.(탈영한 3명중 한 청년은 일찌감치 자살하고 만다)

'재훈'(이영훈 분)과 '민재'(진이한 분)의 도주는 약 6일간 이어진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한 여인, '소영'(소유진 분)이 합류하면서 비극성은 더해진다. 여기에 '경고사격'도 아닌 '발견 즉시 발포해도 좋다'는 군의 지령은 탈영병들에게는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군에 대해 비꼬는 직설적인 대사들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돈 많이 벌어서 네 자식은 군대 보내지 마라"는 주인공의 독설어린 한 마디는 우리나라 군대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낸다. 반면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메시지도 내포돼 있다.

이송희일 감독은 "어느 한쪽 면에 치우치지 않고 탈영병과 우리나라 군대의 문제를 다각도에서 짚어보려 했다"며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연출의도를 설명하기도.

아직은 새파란 젊은이들인데, 군대란 폐쇄집단에서 견뎌 내지 못하고 결국 극단의 선택을 강행해야 했던 젊은이들의 사투가 눈물겹다. 영화의 엔딩은 더더욱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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