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루스 신드롬 소재로 한 스릴러...충격적 반전 뒤 찝찝한 결말

**감독 아그네츠카 보토위츠 보슬루/수입 (주)영화사 아이비젼/103min/15세관람가/9월2일/미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내가 죽어 있다면?

이 황당하고 끔찍한 설정에서 시작하는 영화 '애프터 라이프'는 의사의 사망선고 후 환자가 다시 눈을 뜨는 의학현상 '라자루스 신드롬'을 다루고 있다.

평범한 초등학교 선생님인 '애나'(크리스티나 리치)는 남자친구 '폴'(저스틴 롱)과 싸우고 차를 몰고 가던중 큰 트럭과 사고를 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장의실 안. 장의사 '엘리엇'(리엄 니슨)으로부터 "당신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알고 보니 엘리엇은 사자(死者)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험한 능력의 소유자였던 것. 죽음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애나는 부단히 그곳과 앨리엇을 빠져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어렴풋이 애나가 살아 있다고 믿는 폴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러면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애나는 산 것일까, 죽은 것일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결말까지 긴장감과 공포감을 이어나간다.

관객들은 죽음과 삶, 그 경계에 놓여 있는 애나를 보며 '빨리 살아서 그곳을 도망쳐야지' 혹은 '이미 죽었을 뿐인데 발버둥 쳐봐야 무슨 소용이람'이라는 등의 극단적 생각을 오가게 된다.

보슬루 감독은 '세상과 등지고 평안히 죽음을 받아들일 용기'와 '죽음에서 도망쳐 살아남을 용기' 사이를 저울질하며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 그 고통스럽고 무거운 발걸음에 대해 곱씹게 한다. 충격적 반전 뒤에 시원스럽게 실마리를 푸는 대신 찝찝하고 애매한 결말로 여운을 남긴다.

리암 니슨, 크리스티나 리치, 저스틴 롱 등 할리우드 개성파 배우들이 전하는 짧지만 전율이 느껴지는 '애프터 라이프'는 카피대로 '식스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까지는 아니지만 생과 사 사이에 깊은 사색의 기회를 제공하며 그냥 지나칠 수 만은 없는 영화로 각인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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