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의 성공적인 할리우드 데뷔작 vs 내용보다는 볼거리에 치중

[JTN뉴스] 배우 장동건의 첫 할리우드 데뷔작 '워리어스 웨이(전사의 길)'는 미국영화의 특징답게 다양한 볼거리로 중무장한 영화다.

동양인 무사 '양'(장동건 분)이 미국 서부의 작은 마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화려한 무대장치와 미술, 그리고 동서양 코드의 조화가 눈길을 끄는 작품.

미국 유학파 출신 이승무 감독은 아무나 손대기 어려운 이 거대한 스케일의 시나리오를 짜임새 있게 연출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화적이면서도 만화적인 단순한 스토리에 동양의 무사들과 서부 총잡이들의 묵직한 싸움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오락영화로 탄생했다.

할리우드 첫 진출에 원톱 주인공까지 꿰찬 장동건은 동양인 무사답게 거창하지 않은 영어대사를 구사하지만, 눈빛이나 액션 연기만큼은 데뷔 18년차 배우의 모습 그대로다.

파트너 '린' 역으로 출연한 케이트 보스워스가 "장동건은 세계 어느 여성이 봐도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공언했듯, 미국 무대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광채를 발산하며 월드스타로서의 가능성을 입증받게 된 것.

이렇듯 거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 대작에도 옥에티는 존재했으니, 그것은 내러티브가 약하다는 것. 모든 사건은 '적의 혈육'인 아기를 데리고 시골에 등장한 무사 양 때문에 벌어진다. 평화롭기만 하던 마을을 폐허로 만들고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를 낳은 것에 대한 책임은 분명 양에게 있는데도, 마을 사람들은 단순히 양을 쫓던 암흑 세력들만 증오하며 양을 영웅인 것처럼 대한다.

오직 아는 것이라고는 피와 복수 밖에 모르던 무사가 마을에 들어가 말괄량이 소녀 린과 주정뱅이 칼잡이 '론'(제프리 러쉬) 등을 만나며 인간적인 삶과 사랑에 눈을 뜨게 됐다고는 하지만 적의 혈육을 살리기 위해 주저 없이 자신을 가르친 스승(적룡 분)을 향해 칼을 겨누는 그의 모습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그것은 어린시절 자신을 살인무기로 만든 스승에 대한 증오심 때문이었다는 몇몇 정황들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이기 때문. 비(정지훈)가 출연한 미국영화 '닌자 어쌔신'을 비롯해 이미 많은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이와 비슷한 취약점이 노출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의 소지들을 뒤로 하고서라도 '워리어스 웨이'는 땟깔 좋은 비주얼과 배우들의 연기로 일단 관객들의 눈을 사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영화 포스터에 당당히 메인으로 등장한 장동건의 얼굴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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