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JTN NEWS [사진=유승관 기자]

[JTN뉴스] 충무로 흥행메이커 강우석 감독이 신작 '글러브'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이끼'로 '제31회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거머쥔 그가 새롭게 도전한 영화는 다름 아닌 스포츠 야구영화.

16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글러브'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강 감독은 "'이끼' 이후 편한 영화 한 편 찍으려다 정말 죽을 뻔 했다"며 다소 강한 멘트로 그동안 힘겨웠던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언제부턴가 영화 찍는 게 부담스럽고 시나리오를 콘티에 옮길 때마다 '내가 왜 이걸 찍어야 하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는 그는 "그게 가장 심했던 때가 '이끼' 촬영 당시"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중 '글러브'의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신인감독으로 돌아가 재미있고 편한 영화 한 번 찍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작동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강우석 감독은 이내 자신의 판단이 섣부른 것이었음을 시인했다. "야구를 너무 깔봤다. 그것도 스포츠영화를"이라고 운을 뗀 그는 "영화 속에 치고 달리는 경기가 3개인데 점점 사이즈가 커지더라. 어떤 경기는 600컷 이상 또 어떤 경기는 1천500컷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왜 이러나 이렇게 찍는 게 맞나' 무척 헷갈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엄살이 느는 것 같다"는 한 기자의 말에 강 감독은 "이건 엄살이 아니라 정말 더이상 못 찍겠다"면서도 "한 3월이나 4월에 또 하나 시작해볼까 싶기도 한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그는 "두려움, 공포심과 동시에 감독으로서의 맛(味)을 느끼는 것 같다. 그 에너지가 다음 영화로 옮겨가는 느낌"이라면서 "아마 '글러브'를 보시면 공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를 진행한 MC 김제동은 "강우석 감독님 말씀을 들으니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와 똑같다. 전날 술을 많이 마시고 힘들어 죽을 것 같다가도, 다음날 저녁이 되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술 마시자고 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영화 '글러브'는 국내 최초 청각장애 고교야구부인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를 모티브로 한 스포츠 휴먼 드라마. 정재영 유선 강신일 조진웅 김혜성 장기범 등이 출연했다. 오는 1월27일 개봉.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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