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굶어 죽은 시나리오 작가 소식에 모두들 '한숨만'
한예종 출신 故 최고은 씨 사연...추모물결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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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출신 故 최고은 씨 사연...영화인 추모물결
[JTN뉴스 현화영 기자] 8일 촉망받던 한 영화인의 사망소식이 세상에 뒤늦게 알려졌다.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를 연출했던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32) 씨.
한겨레신문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안양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다가구주택에 살던 세입자가 숨진 그를 발견했고, 며칠째 식사를 하지 못했는지 깡마른 상태였다고 한다. 사망 신고 접수를 받은 안양시 만안경찰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최 씨가 며칠째 굶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세입자는 최 씨가 사망 전 자신의 집 문 앞에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라고 붙여 놓은 쪽지를 보고 음식을 챙겨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최 씨의 몸은 싸늘해진 뒤였다.
고인은 몇 달째 월세가 밀리고 인근 상점에 외상으로 끼니를 구입해야 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시나리오 전공) 출신. 직접 연출한 영화로 한때 충무로에서 유망한 영화인으로 인정도 받았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은 생활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졸업 후 최 씨는 실력을 인정받아 몇 편의 시나리오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제작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가 졸업한 2007년 이후는 한국 영화산업에 거품이 빠지면서 다수의 영화들이 대거 무산되는 혼란기였기 때문이라는 게 충무로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인들은 최 씨가 "나는 5타수 무안타", "잘 안 팔리는 시나리오 작가"라는 등의 푸념을 종종 해왔다고 전했다.
그의 허무한 죽음 소식에 동료 작가들을 비롯한 영화인들, 네티즌들의 추모물결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 '아이들...' 개봉을 앞둔 배우 김여진은 자신의 트위터에 "저보다 어린 여자, 동료 작가가 차가운 방에서 굶어 죽었다"며 "펄쩍펄쩍 뛰어도 자꾸만 눈물이 난다"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고인은 지난 1일 충남 연기군 은하수공원에서 한줌의 재가 됐다. 장례비는 박종원 한예종 총장과 이창동, 김홍준 교수를 비롯해 한예종 영상원 동문들이 돈을 모아 유가족들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현화영 blackmania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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