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 ⓒJTN NEWS [사진제공=필름캠프]

[JTN뉴스 현화영 기자] "우리 젊었을 때만 해도 전라도 출신인 것 숨기고 살아야 했다."

배우 김수미가 대한민국의 뿌리깊은 지역갈등 문제에 일침을 가했다.

3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화 '위험한 상견례'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수미는 영화가 '전라도 청년과 경상도 처녀의 고군분투 결혼 쟁취기'를 그린 것과 관련해 소감을 밝혔다.

김수미는 "나는 전라도 군산 출신"이라고 밝히더니 "옛날에는 직장이나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할까봐 전라도 출신이란 사실을 숨겨야 했을 정도였다. 우리 친척중에는 실제 호적을 바꾼 분도 계시다"고 말해 놀라움과 웃음을 자아냈다.

'위험한 상견례'에서 경상도 출신 남편 '영광'(백윤식 분)을 속이고 결혼한 전라도 여자 '춘자' 역으로 분한 그는 "나중에 전라도 사윗감이 들어오자 은근 뒤에서 지원하는 인물"이라며 "이번 작품을 찍고 무척 통쾌했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군산 출신인 송새벽이 극중 예비사위 '현준'으로 출연하는 것에 대한 반가움도 드러냈다. 김수미는 "다른 배우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리끼리 촬영장 뒤에서 전라도 사투리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특히 새벽이는 나랑 고향도 같아 제일 맛있는 반찬만 갖다주고는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이상하게도 충청도나 강원도는 안 그런데 이상하게 영호남만 지역감정이 남아있다. 어렸을 때 큰언니한테 선이 들어오면 아버지께서 '어디 경상도를 들이대냐'며 중매인을 꾸지람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전라도는 경상도에 비해 낙후되고 설움도 많이 받아야 했다"는 그는 "나도 모르게 촬영장에서도 전라도 사람들이 반갑고 더 챙기게 된다"고 솔직히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송새벽과 이시영을 둘러싼 경상도 집안과 전라도 집안의 '기싸움'을 코믹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위험한 상견례'는 '청담보살' 김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3월31일 개봉한다.

현화영 blackmania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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