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48회 대종상영화제서 '블라인드'로 여우주연상 수상

[JTN뉴스 윤보라 기자] 영화 '블라인드'에서 시각장애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하늘이 올해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하늘은 17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윤소정, 배종옥, 김혜수, 최강희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블라인드'에서 시작장애인 '수아' 역을 맡아 열연, 이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하늘은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2% 부족했던 수상소감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하늘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너무 어렵고 힘들어 그만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저라는 사람을 찾아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저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블라인드'를 찍으면서 외롭다고 느꼈다. 시각장애인 '수아'처럼 어두운 터널을 외롭게 걸어가는 것 같았다"며 "영화가 끝나고 보니 제가 혼자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저의 손발이 돼 주셨다. 너무 행복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날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장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의 '한국영화 관람권 확보를 위한 한글자막 의무화 상영' 관련 시위가 있었다.

자막이 있는 외국영화는 관람할 수 있지만, 한글자막이 삽입되지 않는 한국영화를 볼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이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는 행사장 밖에서 시위를 벌인 것.

영화 '도가니'를 통해 장애인들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각장애인 연기를 통해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 김하늘이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는 청각장애인들의 외침에 대해 언급했다면 더욱 의미있는 수상소감이 되지 않았을까.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하늘은 수상자 발표 직후 만감이 교차하는 듯 감격의 눈물을 쏟았고, 연기와 배우생활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얼떨떨하고 감격스러운 마음에 눈물을 쏟으며 무대에 오른 김하늘이 행사장 밖 청각장애인들의 외침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기엔 무리였겠지만, 보다 의미있는 수상소감을 전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은 제4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 고지전
▲ 감독상= 강형철(써니)
▲ 남우주연상= 박해일(최종병기 활)
▲ 여우주연상= 김하늘(블라인드)
▲ 남우조연상= 조성하(황해)
▲ 여우조연상= 심은경(로맨틱 헤븐)
▲ 신인남우상= 이제훈(파수꾼)
▲ 신인여우상= 문채원(최종병기 활)
▲ 신인감독상= 윤성현 감독(파수꾼)
▲ 촬영상= 김우형(고지전)
▲ 조명상= 김민재(고지전)
▲ 편집상= 남나영(써니)
▲ 음악상= 조성우 최용락(만추)
▲ 기획상= 이우정(고지전)
▲ 시나리오상= 최민성(블라인드)
▲ 미술상= 채경선(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 영상기술상= 한영우(최종병기 활)
▲ 음향기술상= 최태영(최종병기 활)
▲ 의상상= 채경화(황해)
▲ 도요타 인기상= 원빈
 

윤보라 bora@jtn.co.kr / boran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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