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시작해 마음으로 이어진 인연...오는 3월22일 개봉

[JTN뉴스 온라인뉴스팀] 감성 멜로 다큐멘터리 '달팽이의 별'의 이승준 감독과 주인공인 영찬, 순호씨 부부의 운명적인 만남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방송사 PD 출신의 이승준 감독은 지난 2008년 ‘인간의 손이 가진 위대함’을 주제로 한 EBS의 '원더풀 사이언스'라는 과학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손을 사용한 점화(點話: 기존의 점자를 손등 쪽 손가락 위에 찍어 대화하는 방식)로 세상과 소통하는 시청각 장애인 영찬 씨를 만나게 됐다.

이후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던 중 문득 영찬 씨가 떠올라 무작정 맥주 두 병을 사 들고 집을 찾아갔다. 감독이 사 들고 온 맥주병을 만져보던 영찬 씨가 “천상병 시인을 아세요? 그 분도 맥주를 좋아하셨는데 병에 들어있는 맥주만이 진정한 맥주라고 하셨대요”라고 웃으며 말했고, 이승준 감독은 그 순간 영찬 씨와 그의 아내 순호 씨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찍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그의 섬세한 감각을 둘러싼 일상, 인생, 그리고 남들보다 느리지만 아름다운 시간들에는 거대한 이야기와 예상치 못하는 감동과 즐거움이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처음에는 비장애인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을 했던 부부는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확신에 찬 감독의 삼고초려 끝에 마음을 돌려 촬영이 허락됐다.

부부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와 장애인 다큐멘터리가 아닌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승준 감독의 바람대로 '달팽이의 별'은 장애의 아픔을 담는 대신 여느 보통의 부부들과 다를 바 없는 이 부부의 모습을 담았다.

한편 '달팽이의 별'은 달팽이처럼 오직 손가락 끝으로 세상을 보고 듣는 시청각 중복장애인 영찬 씨와 척추장애로 남들보다 아담한 몸집이지만 마음만큼은 바다처럼 커다란 순호 씨가 만들어가는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3월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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