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진실, 그 속의 슬픈 현실

[JTN뉴스 박소연 객원기자] '피에타', 잔인했다. 그렇지만 슬펐다.

영화 속 '악마 같은 새끼'라 불리는 이강도(이정진 분)는 분명 잔인하고 동정과 연민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불쌍했다.

"강도가 너무 불쌍해"라며 오열하는 장미선(조민수 분)을 보며 관객들은 함께 울었다. 그가 너무 불쌍해서, 그리고 이렇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미선의 극한 모정이 처절해서.

영화는 어두운 공장 창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쇠사슬로 목을 매 자살하는 모습과 함께 들리는 여인의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시작한다.

동시에 장면이 바뀌며 채무자의 이름과 위치, 상환받아야 할 액수를 알리는 문자 알림과 함께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는 강도를 보여준다.

어둡고 칙칙한 청계천 골목을 다니며 강도는 채무자들의 아내 혹은 노모가 보는 앞에서 그들의 팔과 다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절단한다.

이 속에서 비참한 하층민들의 삶 뿐만 아니라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의 모습이 짧지만 다양하게 표현된다.

"찢어죽일 놈", "지옥 불구덩이에 쳐넣을 놈" 등 온갖 저주를 받으며 악마로 치부되는 강도 앞에 "너를 버려서 미안하다"며 엄마라고 주장하는 미선이 등장한다.

생전 처음 만나는 '엄마'의 존재는 강도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며 강도를 변하게 한다.

30년 만에 나타난 엄마 앞에서 그는 어린아이가 되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순간, 미선은 사라져버리고 잔인한 진실이 밝혀진다.

영화 속에서 장미선이라는 존재는 등장과 동시에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이번 작품에서 김기덕 감독은 자본주의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며 그 속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하층민의 모습을 절절하게 담아냈다.

"돈이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말과 함께 7층 건물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채무자의 얼굴에서, "돈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미선의 말에서 김기덕 감독의 메시지가 드러난다.

극의 절정, 잔인한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관객들은 그 속에 가득 비친 슬픈 현실에 가슴 먹먹함을 느낀다. 그리고 진심으로 자비와 구원을 원한다.

□ 제목 : 피에타
□ 감독 : 김기덕
□ 출연 : 조민수, 이정진, 우기홍, 강은진, 조재룡
□ 러닝타임 : 104분
□ 장르 : 드라마
□ 개봉 : 2012.09.06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JTN 박소연 문화 객원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jtn.co.kr

<ⓒ 1+α 문화미디어 JTN NEWS(www.jtn.co.kr) 무단전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