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현대사에 제주도 특유의 해학을 더한 문제작

[JTN뉴스 정세영 기자] 세계 최고 권위의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오멸 감독(42)의 '지슬'이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영화제의 최고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결정은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루어 졌으며 결정하는 데에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948년 겨울,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들을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의 소개령으로 인해 3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사라져야 했던 제주 4.3을 영화화한 '지슬'은 그 안에서 힘겹게 살아남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슬은 감자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으로, 극 중에서 순진무구한 마을 사람들이 군인을 피해 60일 동안 동굴 속에서 추위에 떨며 나누어 먹었던 음식.

흑백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비극적인 주제의 무게감 뿐 아니라, 특유의 유머와 해학을 일면에 담아내어 진한 페이소스를 전한다.

'지슬'은 2012년 부산영화제 4관왕 및 한국독립영화협회 선정 '올해의 독립영화상'을 수상, 곧 있을 로테르담 영화제에도 초대될 만큼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2012 올해의 독립영화상 추천사를 통해 "'지슬'은 30년에 이르는 한국 독립영화의 역사에 남을 걸작이고 또 하나의 '영화적 사건'"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선댄스영화제 측은 홈페이지에 "전쟁의 불합리성을 그린 영화는 많지만, 이렇게 굉장한 디테일로 그린 작품은 드물다. 강렬한 흑백의 영상은 인물들의 인간성뿐 아니라 제주의 기운까지 담아낸다"며"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 '지슬'은 강렬하고도 부드럽게 인간의 진실된 감정에 몰입하게 한다"고 평했다.

'지슬'은 오는 3월 1일 제주에서 대중과의 첫 만남을 시작하여 3월 2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정세영 기자 jtnsofia@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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