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로는 드믈게 개봉 3일 만에 130만 돌파...박스오피스 1위

[JTN뉴스 윤하나 객원기자]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브래드 피트'의 위력 덕분인지 '월드워Z'가 좀비물로는 드물게 개봉 3일만에 130만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슈퍼맨의 푸른망토나 김수현의 초록 츄리닝도 쏟아지는 좀비들에 맞서 1위를 지켜내지는 못했다. 사실 매니아층이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좀비물이 이만한 성적을 거둔것은 매우 이례적인일인데, 하드고어적인 성향이 강해 B급 영화의 주 단골 소재인 좀비를 가지고 만든 영화로는 역사상 가장 비싼 영화라 하겠다.

'월드워Z'는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에서 50주간 전쟁 부분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맥스 브룩스의 'World War Z'를 원작으로 했다. 이 엄청난 베스트셀러를 사이에 두고 벌인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불꽃 튀는 경쟁만으로도 이 영화는 관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브래드 피트가 판권을 거머쥐면서 제작에 주연, 프로듀서까지 1인 3역을 맡아 화제를 불러 모았다.

사실 요즘 우리가 만나는 영화 속의 좀비들은 쓸데없이 너무 진화 하고 좀비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을 공유하거나 초능력까지 써대는 슈퍼 좀비 바이러스에 식상한 관객들을 위해 '월드워Z'는 본능에 충실한 좀비들의 속 시원한 활약을 보여준다.
 
영화는 지극히 평온해 보이는 가족들의 아침으로 시작된다. UN조사관으로 세계 이곳 저곳을 떠도는 생활에 질린 제리(브래드 피트)는 아이들에게 아침으로 팬케익을 구워주는 것 이외엔 할일이 없는 단조로운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아이들이 뉴스에서 나오는 계엄령을 물어봐도 워낙 끓임없이 터지는 세계 이상현상에 관한 뉴스들에 익숙해져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여느 때 처럼 아이들과 집을 나선다.
 
하지만 도로 한복판에서 앞쪽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것을 느끼고 급히 피신하고, 안전한 곳 이라고는 없는 땅 위에서 가족들을 유일한 안전요새인 해상전함에 머물게 하기 위해 인류 최대의 대재앙의 근원을 찾아 또 다시 UN조사관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영화의 시작에서 보여주는 가족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대재앙이나 세계각국의 유례없는 폭력사태에 대한 뉴스들이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일상의 뉴스가 되어버린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설정은 '좀비'라는 가상의 캐릭터의 현실성을 더해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참 똑똑한 장치로 사용되었다.

또한 영화의 백미라 할수 있는 강력하고 스피드한 대규모 좀비들의 움직임은 예루살렘 성벽 공격, 도시 점령 장면들로 충분히 한여름을 날릴만한 오락 영화 로서의 가치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마무리가 너무 약하다' 거나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하고 돌아서면 남는것이 없다' 라는 평들이 많은 편이나, 영화를 보는 동안 만이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영화에 집중 하도록 할 만한 영화라면 '좀비' 영화에 뭔가 가슴에 남는 감동을 기대하고 보는 것은 솔직히 욕심이 아닐까?

보는동안 만큼은 손에 땀을쥐고 집중하게 해 주는 참 여름에 잘 어울리는 좀비 블록 버스터'월드워Z'. 엇갈리는 평점을 이기고 앞으로 얼마만큼 더 많은 관객들을 불러 모을지 기대해 본다.
 
 

JTN 윤하나 문화 객원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jtn.co.kr

<ⓒ 1+α 문화미디어 JTN NEWS(www.jtn.co.kr) 무단전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