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최은빈 객원기자] 영화 '500일의 썸머'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마크 웹 감독은 2012년 리부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연출해 큰 성공을 거두고, 올해 2014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조금 더 성장한 캐릭터들로 다시 한 번 관객몰이에 한창이다.

올해 스파이더맨은 기존 스파이더맨과 달리 정의를 앞장서 실현하는 영웅의 활약보다 사랑에 설레고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인간' 스파이더맨의 면모에 더 초점을 맞춘다.

실제 교제 중인 앤드류 가필드(피터 파커/스파이더맨)와 엠마 스톤(그웬 스테이시)이 연인 사이로 등장해 달달한 연기를 펼치며 연기파 배우 제이미 폭스(맥스 딜런/일렉트로)와 데인 드한(해리 오스본/그린 고블린)이 각기 다른 개성의 악당으로 등장한다. 제이미 폭스의 경우 생애 첫 악역을 맡아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은 스파이더맨과 유일하게 그의 비밀을 아는 여자친구 '그웬'의 고교 졸업식으로 시작한다.

스파이더맨은 여전히 세상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최고의 영웅이자 대중스타로 뉴욕 시민들의 환호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그러나 “그웬을 사랑한다면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라, 딸을 떠나라”라는 유언을 남기며 죽은 여자친구 아버지 말이 늘 마음에 걸렸던 피터 파커의 갈등도 깊어간다. 그웬을 사랑하는 마음과 떠나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결국 그웬의 영국 유학과 피터의 우유부단 속에서 둘은 이별을 하게 된다. 그 와중에 생체 연구 바이오기업인 '오스코프'사에서 전기 담당 직원으로 일하던 맥스가 감전사고후 전기를 자유자재로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는 괴물 '일렉트로'가 되어 도시를 위험에 빠뜨린다.

맥스는 평생 외톨이로 살아온 인물로, 어느 조직에서도 외롭고 존재감 없는 사람이었고, 다른 이들로부터 관심 받고 사랑받고 싶은 강렬한 소망의 소유자다. 그는 사고로 얻은 괴력으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음을 알게 되지만, 훨씬 더 월등한 슈퍼스타인 스파이더맨에 의해 저지당하게 되자 오스코프사의 새 회장이자 피터 파커의 절친한 친구였던 '해리 오스본'과 손을 잡고 뉴욕을 파괴할 음모를 세운다.

결국 세상에 대한 책임과 연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슈퍼스타' 스파이더맨과 어느 날 큰 힘을 갖게 된 '관심 병 환자'인 전기 괴물이 뉴욕의 운명을 놓고 벌이는 한판의 승부가 펼쳐진다.

간략한 줄거리로만 보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정의와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다 악당을 처치한 뒤 연인의 마음을 얻고 세계까지 구하는 뻔한 이야기 전개가 이어질, 그저 그런 영웅물로 보인다.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기존 영웅물이 갔던 길을 거부한다. 영화는 절정에서 그동안 영웅을 다룬 영화들이 지켜온 법칙을 무너뜨린다. 달콤했던 사랑은 순식간에 눈물범벅이 되며 피터는 커다란 상실을 거치고 진정한 어른과 영웅으로 거듭난다.

스파이더맨의 성장만큼 눈길을 끄는 건 더욱 강해져 등장한 악당 캐릭터들이다. 시리즈 사상 최강의 적으로 일컬어지는 일렉트로는 강렬한 눈빛을 보이며 비주얼만으로도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전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악당 일렉트로는 스파이더맨과 화려하고 빠른 액션을 선보이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극 중 피터의 친구였던 해리 오스본이 그린 고블린으로 변신한 모습 또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준수한 외모에서 무섭고 소름 돋는 비주얼로 변해 스파이더맨을 찾는 장면은 그린 고블린의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그동안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가장 '인간적'이였다는 건 분명하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장난꾸러기 같은 스파이더맨의 행동이 액션의 짜릿함을 배가시켰다. 스파이더맨의 재치 있는 멘트 역시 빠질 수 없는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이다.

원초적인 영웅이 아닌, 현대적인 로맨티스트 영웅을 만나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JTN 최은빈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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