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송윤아 주연의 스릴러…치밀한 구성 돋보이나 소재.내용은 다소 아쉬워

** 감독 윤재구/제작 JK필름(주), (주)그린피쉬 픽쳐스/111min/청소년관람불가/개봉 12월3일 **

"살인사건의 현장, 그곳에 아내가 있었다."

영화 ‘시크릿’은 단 한 줄로 요약되는 이 흥미로우면서도 매혹적인 설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남자가 무참히 칼에 찔려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현장에 투입된 강력계 형사 ‘김성열’(차승원 분)은 그곳에서 아내 ‘지연’(송윤아 분)의 흔적을 발견하고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죽은 그 남자는 다름 아닌 바로 악명 높은 조직 칠성회의 보스 ‘재칼’(류성룡 분)의 동생. 성열은 어떻게든 아내를 구하고 싶지만 동료 형사들의 의심과 칠성회의 무서운 보복에 점차 위기에 몰린다.



게다가 목소리를 알 수 없는 한 남자의 감시와 협박까지 받게 되지만, 정작 아내는 2년 전 죽은 딸 때문에 그에게 냉랭하기만 하다.

사건 당일 아내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고, 그녀가 가진 비밀을 무엇일까.

영화 ‘시크릿’은 사건의 중심에 놓인 형사와 그의 아내, 주변 인물들간의 복합적이면서도 첨예한 대립구조와 심리전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전부”라고 공언해온 차승원의 말대로, 영화 ‘세븐데이즈’로 충무로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시나리오 작가 윤재구의 첫 감독데뷔작인 만큼 치밀한 구성을 자랑한다.



특히 사건 정황이나 용의자들에 대한 묘사, 결말에 드러나게 되는 반전까지 스릴러가 안겨줄 수 있는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이 보기에 불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스릴러적인 요소들이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신선하거나 새롭지는 않다.

스릴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측 가능한 복선들이 극의 중간 중간 눈길을 끌고,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억지로 갖다 붙였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이야기의 끝에 뭔가 커다란 비밀이 숨어 있을 것만 같은 ‘비밀’이란 뜻의 제목도 오히려 실망감만 더하게 할 뿐이다.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얽히고설켜 뭔가 거대한 ‘비밀’ 하나로 집약되길 바랐던 기대감은 이내 아쉬움으로 변한다.



차승원의 물오른 액션 연기, 송윤아의 진지한 연기변신은 눈여겨볼 만하다. 악역 연기의 달인 류성룡의 섬뜩함, 주인공의 동료로 분한 박원상의 능숙한 형사 연기, 부드러움 속에 칼을 지닌 듯한 김인권의 카리스마 등 다양한 조연 캐릭터들도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같은 스릴러 장르인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가 19일 개봉되는 가운데 ‘시크릿’의 흥행여부에도 충무로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다.

‘시크릿’은 오는 12월3일 개봉된다.

JTN평점 ●●○○○

JTN 현화영 기자 / 사진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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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열린 영화 '시크릿' 언론시사회. ⓒJT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