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G4 멤버들과 박 사장의 대결…전편의 재미 뛰어넘지는 못해 아쉬움

**감독 김상진/제작 시네마서비스㈜감독의 집/코미디/111min/15세관람가/1월21일/한국**

주유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발한 상상!

지난 1999년 개봉해 극장가에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이 속편으로 다시 돌아왔다.

‘주유소 습격사건2’는 김상진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아 새로운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지현우 조한선 문원주 정재훈 등 새로운 ‘G4(주유소 4)’ 멤버들은 원조 ‘박 사장’ 역의 박영규 외에도 주유소를 찾아온 각계각층의 손님들(?)과 끊임없이 충돌하며 엉뚱한 웃음을 유발한다.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룻밤 사이 일련의 사건들이 꼬이고 꼬이다 주유소 앞마당에서 한꺼번에 폭발하는 상황이 ‘주유소 습격사건2’의 주된 볼거리이자 재미라 할 수 있다.

‘공무수행’이라 적힌 법무부 버스를 갈취해 달아나던 탈옥수들(박상면 외)이 버스에 경유가 아닌 휘발유를 넣었다는 이유로 주유소로 돌진하는가 하면, 술이 잔뜩 취해 주유소에서 생떼를 부리던 ‘조중일보’ 기자, 밤마다 주유소를 털러오는 폭주족 등이 한날한시 한 장소에 모여 자신들이 왜 싸워야하는지도 모른 채 격투를 벌인다.

‘G4’ 네 명의 주인공들이 버젓이 등장하긴 하지만 개개인의 영웅이 아닌 ‘집단영화’다운 면모가 더 강하게 부각되는 것.

반대로 말하면 ‘원펀치’(지현우 분), ‘하이킥’(조한선 분), ‘들배지기’(문원주 분), ‘야부리’(정재훈 분)라는 극중 닉네임이 무색할 정도로 인물 캐릭터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고도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이성재 유오성 유지태 강성진 등 매력적인 전편 멤버들에 비해 이번 ‘G4’ 멤버들은 별로 화면에도 잘 등장하지 않을 뿐더러 그다지 개성 있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감독 역시 그들의 캐릭터 구축에는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12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김상진 감독은 “많은 등장인물들을 컨트롤하다보니 각각 인물들에 대한 개성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 감독은 “10년만에 나온 속편인만큼 그동안 변해버린 젊은이들의 모습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며 캐릭터보다는 시대상에 더욱 중점을 뒀음을 밝혔다.

그는 “1편을 만들고 바로 2편을 만들었다면 그 느낌이 1편과 너무 비슷했을 것”이라면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독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주유소 습격사건2’는 1편의 재미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만을 전해줄 뿐,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기 어렵다.

인물들의 패션이나 말투 등은 분명 달라졌지만 플롯과 웃음 포인트가 너무 흡사해 전편을 본 관객들(특히 많은 것을 기대한 관객들)에게 다소 실망을 안겨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편이 개봉했을 당시는 우리나라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경제 한파가 몰아치던 시점. 10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벼운 코미디물을 반기던 국민적 정서가 아직까지 통할지 여부가 ‘주유소 습격사건2’이 흥행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저 가볍게, 머리를 쓰지 않는 경쾌한 코미디 한편으로 스트레스를 날리고자 하는 관객들에게는 추천해줄 만한 영화다. 오랜만에 충무로에 복귀한 배우 박영규의 코믹 연기만큼은 제대로 빛을 발한다. 오는 1월21일 개봉.

JTN평점 ●●●○○

JTN 현화영 기자
Copyrightⓒ2010 JTN all rights reserved.

《기사제보 press@jtn.co.kr》

(관련기사)
* 박영규 "'지붕킥' 정보석 연기 참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