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장훈 감독의 빛나는 연출력...송강호 연기 '종합선물세트'

**감독 장훈/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116min/15세관람가/2월4일/한국**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기존의 남북 소재 영화들과 유사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면 오산.

영화 '쉬리', 'JSA' 등 남북 소재 영화들이 주인공들의 이념에 따른 갈등을 중심으로 극을 풀어나갔다면, 영화 '의형제'는 이념에 따른 갈등은 출발일 뿐 그 이후의 이야기를 가볍지만 진한 드라마로 풀어나간다.

영화 '의형제'는 파면당한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 분)와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 '지원'(강동원 분), 적인 줄만 알았던 두 남자의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다룬 작품.

서울 한복판에서 의문의 총격전이 일어나고 국정원 요원 '한규'와 남파 공작원 '지원'은 그곳에서 처음 만난다.

이후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국정원에서 파면당한 '한규'는 흥신소를 꾸려 생계를 이어나가고,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 받은 '지원'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6년후,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이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동거를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지만, '지원'은 북으로부터 지령을 받게 되고 두 사람은 마지막 선택을 하게된다.

지원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어?"
한규 "그만하자 기준아...아니, 지원아..."

적으로 만난 두 사람은 6년 후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해 어느덧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영화는 남북한 두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로 출발했음에도 그들이 다시 만나 소통해 나가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가볍게 전환시킨다.

2008년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장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기존의 남북 소재 영화들이 가진 이념에 따른 갈등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두 남자의 소통과 의리를 탄탄한 스토리로 그려냈다.

특히 '영화는 영화다'에서 명장면으로 꼽혔던 주인공들이 진흙을 뒤집어 쓴 채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는 갯벌 시퀀스는 이번 영화에서 공장의 모래더미, 도심 속 아파트, 재개발 주택가 좁은 골목 등으로 옮겨져 더욱 화려한 액션과 아슬아슬한 추격신으로 관객들을 긴장시킨다.

영화 '의형제'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연출력 뿐 아니라 116분의 러닝타임을 지루할 틈없이 끌고가는 배우 송강호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녹아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던 송강호는 이번 작품에서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한규'를 통해 넉넉한 웃음까지 선사하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인다.

강동원 역시 냉정하지만 내면에 따뜻한 감성을 지닌 '지원'역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감정연기를 소화해냈다.

영화 '의형제'는 동물적 감각으로 연기하는 송강호, 치밀한 계산과 노력으로 매 작품마다 발전해 나가는 강동원의 연기, 탁월한 연출과 진한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월4일 개봉.
 

JTN평점 ●●●●○

JTN 윤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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