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성찬의 어린 시절은?…스토리에 치중, 요리영화의 묘미 못 살려

지난 2007년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허영만 원작의 영화 ‘식객’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 김치를 소재로 한 영화 ‘식객: 김치전쟁’이다.

세 번째 ‘성찬’과 ‘진수’ 역에 진구와 왕지혜, 그리고 성찬의 새로운 적수 ‘배장은’ 역에 김정은이 캐스팅돼 불꽃튀는 연기대결을 펼쳤다.

영화는 과거 술을 팔던 어머니 ‘수향’(이보희 분)과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10년간이나 집을 떠나 있다 돌아온 장은, 그녀가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인 춘향옥을 처분하려하자 성찬이 이를 막기 위해 김치대전에서 그녀와 대결을 펼치는 내용을 그린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 ‘식객: 김치전쟁’을 둘러싼 가장 큰 화두는 전편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여부였다. 그만큼 배우들이나 제작팀의 부담감 또한 2배, 3배였을 터.

‘식객2: 김치전쟁’은 우리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지만 그 깊은 세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치를 소재로 김정은과 진구, 두 라이벌 요리사의 대결을 깔끔하게 담아냈다.

그러나 맛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결론과 함께 요리보다는 주인공들의 절절한 사연에 치중, 요리영화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내용이 매력을 주지 못한다면 관객들은 요리(극중에서는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단 1%의 차이, 맛의 방대한 세계나 깊이를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등장하는 각각의 요리들은 거의 예술의 경지지만, 백동훈 감독은 그 요리의 깊은 세계를 세세하게 담아내기 보다는 잦은 몽타주로 흘려버리고 만다. 이는 애써 만든 음식들을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버려버리는 찜찜함을 남긴다.

일례로 김치대전 첫 번째 라운드의 과제는 백김치인데 장은(김정은 분)은 백김치에 사용할 전통적 방식의 자염을 직접 만들기 위해 갯벌을 갈고 해수를 채취하고 정제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한다.

하지만 정작 요리나 경연 과정이 너무 짧게 카메라에 담겨 허무하기까지 하다. 자염이 왜 사용됐는지, 왜 그렇게 생고생을 했는지 이유 또한 생략되고 만다.

이와 관련해 21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감독은 “나 역시 아쉽지만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을 시간 내에 불필요한 장면들을 덜어내려다 보니 많은 부분이 생략됐다”고 말했다.

이미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지점을 찾다보니 성찬과 장은의 어머니와 어린 시절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고 자세한 요리 장면은 편집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두 주인공의 사연은 눈물을 자극하는 신파조로만 흘러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눈길을 끄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가 탄탄하게 받쳐주기 때문이 아닐까. 진구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오해를 풀어야하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요리 솜씨 뿐 아니라 진솔한 눈물연기를 보여주며 이전 성찬들보다 더 깊은 내면연기를 보여줬다.

김정은 역시 베테랑 배우답게 안정적이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영화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의사, 핸드볼 선수 등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인물을 주로 연기해온 그녀이기에 요리사 다음에는 또 어떤 역할에 도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식객: 김치전쟁’은 오는 1월28일 개봉한다.

JTN평점 ●●◐○○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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