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영상과 음악…극의 리듬조절 실패, 초반 긴장감 뒤로 갈수록 무뎌져
**감독 권호영/제작 CJ엔터테인먼트㈜ 다세포클럽/110min/15세관람가/2월18일/한국**
지금 내가 과거 어떤 사람의 인생을 그대로 되풀이하며 살고 있다면?
영화 ‘평행이론’은 두 사람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같은 생을 반복한다는 평행이론(Parallel Life)을 스릴러 장르에 녹여낸 작품이다.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가 정확히 100년 차이로 의원과 대통령에 당선되고 암살된 요일이 같으며 모두 포드사와 관련된 장소에서 사망한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
실제로 평행이론이 존재한다고 하기엔 반대론도 많은 듯 보이지만, 이를 영화에 투영한다면 근사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게 발상의 시작이었다고. 여기에 진중한 이미지의 배우 지진희가 가세해 영화에 무게감을 더했다.
영화 ‘평행이론’은 자신이 평행이론에 휘말렸음을 깨닫게 된 한 판사가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살인자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그린다. 지진희는 주인공 ‘김석현’ 판사 역을, 이종혁은 김석현과 대립각을 세우는 검사 ‘이강성’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평행이론’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한명의 배우는 생계형 범죄자로 분한 하정우다. 절친한 동료 지진희의 설득에 못 이겨 영화에 특별출연했다는 그는 사건의 단서를 쥔 살인 용의자 ‘장수영’ 역을 연기했다. 전작인 ‘추격자’를 떠올리게도 하는 역할에 변화를 주고자 직접 장발에 렌즈를 끼고 입에 보철까지 다는 등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권호영 감독은 역동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신예답지 않은 연출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스릴러 장르에 손색이 없어 보이지만 초반의 팽팽한 긴장감이 뒤로 갈수록 느슨해져 완급조절에는 실패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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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로 호흡을 맞춘 윤세아(왼쪽)와 지진희. | | |
무엇보다 이 매력적인 소재를 왜 할리우드가 진작부터 영화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도 되짚어볼 만하다. 평행이론 자체가 그리 신빙성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탄탄한 스토리에도 의문점투성이인 결과를 낳았다.
‘추격자’, ‘영화는 영화다’ 등이 인기를 끌면서 요즘 충무로는 그야말로 스릴러 영화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소재와 아이디어, 스토리로 중무장한 스릴러 영화들 가운데 ‘평행이론’이 얼마나 관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줄 평: 끝까지 살아남는 게 ‘평행이론’의 운명?
JTN평점 ●●●◐○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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