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하나 기자] 인간의 시대, 야생을 빼앗긴 야생동물과 그들을 위한 보호소 '생츄어리'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생츄어리'가 지난 12일 극장에서 개봉하여 관객들에게 뜻깊은 시간을 선사하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을 위한 스페셜 이벤트를 열어 화제다.

지난 6월 22일(토) 충북 청주의 청주동물원에서 '생츄어리' 관객들을 대상으로 아주 특별한 투어 이벤트가 열렸다. 바로, 영화 '생츄어리'의 주인공이자 청주시 공영 청주동물원에서 진료와 사육 전반을 담당하는 김정호 진료사육팀장이 직접 참가자들을 가이드하는 스페셜 청주동물원 투어이다. 

투어는 약 1시간 진행되었으며, 투어 초반에는 실내 세미나실에서 김정호 수의사가 직접 청주동물원의 시설과 동물들의 특징, 배경 이야기를 설명했고, 투어 후반에는 야외로 나가 직접 동물들을 관찰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단순히 동물들의 외관만 보고 ‘신기하다’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면 잘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이 동물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을 듣고 보게 되면 관람객들의 반응도 더 좋고, 동물들도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약 20명의 관객과 동행하며 청주동물원의 동물들과 환경을 안내했고, 수달, 올빼미, 얼룩말과 미니말, 산양, 두루미, 사자, 반달가슴곰 등 청주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소개했다. 투어 당일 강우가 이어지자, 김정호 수의사는 “오늘은 비가 와서 토끼는 볼 수 없다”라고 말하며 “동물들이 원하는 대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도록 내실 문을 열어놓는데, 지금은 비를 피하려고 내실에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토끼는 물을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비 오는 날에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호 수의사의 이러한 설명은 사람들에게 많은 동물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동물들을 위하는 동물원으로 변모하고자 하는 청주동물원의 특성이 잘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페셜 투어 이벤트에 참여한 관객들은 “스토리 텔링이 있는 동물원 투어가 너무 인상적이었다”(관객 박**), “비가 와서 보지 못한 동물들도 있었는데, 아쉽다기보다는 오히려 다음에 다시 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관객 김**)라며 소감을 전했다. 관객들은 투어를 통해 동물원이 동물 보호와 종 보존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해나가는 과정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해 경남의 한 실내 사설 동물원에서 앙상하게 마른 채 구조된 ‘갈비 사자’ 바람이가 청주동물원 내 ‘야생동물 보호시설’ 구역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도 보였다. 구조 당시 좁은 실내에 갇혀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냈던 바람이는 청주동물원에 적응하여 잔디에 몸을 비비거나, 바위에 몸을 숨겼다가 함께 지내는 암사자 ‘도도’를 놀래주기도 하며 활발하게 지내고 있다. 김정호 수의사는 청주동물원이 아프거나 다친 동물들을 보호사는 동물원으로 변하길 바라며 사자들이 사는 공간을 ‘야생동물 보호시설’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주동물원을 비롯해 상해나 질병 등으로 인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을 위한 대안적 공간 ‘생츄어리’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생츄어리'는 지난 12일 극장에서 개봉하여 관객들에게 생명체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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