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정세영 기자]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실의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주인 모를 유서를 보며 기억 속에 묻어버린 어린 시절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연소일기’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동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한 GV를 성황리에 마쳤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바라본 영화 속 아이들의 심리를 비롯해 영화 저널리스트가 살펴본 영화의 메시지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먼저 영화의 감상을 묻는 질문에 오동훈 전문의는 “먹먹함, 이 세 글자를 적었다. 아이의 마음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했다. 특히 주인공이 아이다 보니까 감정이나 생각들이 직관적으로 드러나서 이런 감정들이 더 마음속에 훅 들어왔다”며 영화의 가시지 않은 여운을 드러냈다. 이어 이은선 저널리스트는 홍콩 영화에 뉴웨이브를 일으키고 있는 탁역겸 감독의 등장을 반겼다.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연출력과 더불어 서스펜스가 깨지는 순간에 전달되는 충격이 있음을 전해 영화적 완성도를 드러냈다. 또한 “살아있는 사람이 과거의 시간이나 후회를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가 그 트라우마의 순환을 굉장히 유려하고도 집요하게 탐구한 장점이 있다”며 영화의 가치를 전했다. 영화가 감독의 어린 시절 친구가 남긴 유서로부터 출발한 만큼 이은선 저널리스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를 돋웠다. “노진업 배우가 대본을 읽었던 첫 감상은 ‘감독을 꼭 안아주고 싶었다’이다. 왜냐하면 감독의 절친한 친구였지만 스스로 세상을 떠난 그 친구가 노진업의 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공통의 친구인 배우에게 가장 먼저 대본을 준 것이다”고 비하인드를 들려줘 ‘연소일기’가 감독의 경험과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임을 드러냈다.

이은선 저널리스트는 “마음이 아픈 대목 중 하나가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고 빠르게 잊힐 것이다’라는 부분인데 이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해야 이렇게 정리된 한 문장으로 쓸 수 있는 말인지, 정말 감도 오지 않는 말이어서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공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홍콩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국내 관객들의 가슴에 더욱 와닿을 이야기임을 전했다. 이에 오동훈 전문의는 “그 말이 내포하는 뜻은 ‘난 빠르게 잊히고 싶지 않아. 누구든 날 기억해 줘’라는 뜻일 것이다. ‘내가 널 도울 순 없어’라는 말은 ‘너에게 지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줄 수는 없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간을 버티는 데 있어서 ‘내가 옆에 같이 있겠다’는 그 메시지가 참 중요하다”며 대사에 깃든 마음과 상처받은 열 살 소년 요우제에게 필요한 메시지에 전문의로서의 소견을 드러내 객석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 본 인물에 대해 오동훈 전문의는 “‘너는 정말 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이 이상에 벌어진 일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러니까 너는 너의 마음을 지켜야 돼’라는 메시지를 항상 드리곤 한다. 영화 속 정 선생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며 인물을 향한 공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나와 함께 짊어지고자 하는 누군가가 있고, 내가 이 세상 속에 고립되어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정말 중요하다. 이 느낌이야말로 삶을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상처에 대해서 들여다보되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끝은 ‘내가 이 상처를 깨달았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어떻게 해야 될까’로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영화의 여운에 깊이 빠져 있는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이처럼 오동훈 전문의, 이은선 저널리스트와 함께한 이번 GV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의 심리와 대사 속 숨은 의미를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은 물론 진정한 치유에 대한 접근을 통해 따뜻함을 공유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오동훈 전문의, 이은선 저널리스트와 함께한 GV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북돋우는 영화 ‘연소일기’는 11월 13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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