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으로 시상식 불참…터키 영화 '꿀', 금곰상 수상

[JTN뉴스 현화영 기자] 33년전 아동성추행 혐의로 최근 체포된 폴란드 출신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77)가 신작 '고스트 라이터'로 21일(현지시간) 폐막한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은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폐막 하루 전인 20일 열린 시상식에서 폴란스키 감독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인 관계로 등장하지 않았다. '고스트 라이터'의 프로듀서 알랭 사드가 폴란스키를 대신해 수상했으며, 그는 "폴란스키가 '나는 전에 상을 타러 한 영화제(취리히 영화제)에 갔다가 감옥에서 인생을 마치게 됐다. 베를린에 갈 수 있었어도 아마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폴란스키는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3세 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프랑스로 도주한 뒤 지난해 9월 취리히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 수상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했다가 미국 당국의 협조 요청을 받은 스위스 경찰에 체포됐다.

'고스트 라이더'는 영국 작가 로버트 해리스의 인기 소설 '고스트'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영국 총리의 회고록을 쓰는 대필 작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곰상은 터키ㆍ독일 합장영화인 '꿀'이 차지했다. 이 영화는 꿀을 채집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나선 7세 터키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의 작품이다. 심사위원상은 루마니아 감독 플로린 세르반의 스릴러 '휘파람을 불고 싶으면 나는 분다'에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러시아 영화 '이번 여름은 어떻게 끝났나'(감독 알렉세이 포포그레브스키)의 그리고리 도브리긴과 세르게이 푸스케팔리스가 공동 수상했고, 여우주연상은 일본 영화 '캐터필러'(감독 와카마츠 코지)의 데라지마 시노부가 수상했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프랑스 입양아 출신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와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 등 8편의 장ㆍ단편 영화가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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