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하나 기자] 다큐 역사상 가장 강렬한 내러티브를 예고하는 오컬트 호러 다큐멘터리 '당골'이 '만신', '공작새'를 이을 독특한 매력의 ‘K-샤머니즘’ 소재 독립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먼저, 2014년 개봉한 박찬경 감독의 '만신'은 신기를 타고난 아이(김새론)에서 신내림을 받은 17세의 소녀(류현경), 그리고 모진 세월을 거쳐 최고의 만신이 된 여인(문소리)까지 김금화의 삶을 통해 본 한국 현대사와 치유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다큐 드라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큰 무당으로서, 국가무형문화재 제82호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기·예능보유자로 거듭나기까지 실존 인물 김금화의 드라마틱한 삶이 극영화 형태를 활용하여 한판 굿처럼 펼쳐진다. 민속문화와 토속종교에 천착해 온 박찬경 감독의 연출로, 한국 무속의 근대사를 엮어내면서도 판타지적 요소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무당의 세계를 표현했으며, 또한 소녀에서 무형문화재 기·예능보유자로 거듭난 여성의 성장 서사로서도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처럼 '만신'은 한국 전통 무속을 중심으로 다층적인 요소를 흥미롭게 엮어내어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변성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 '공작새'(2022)는 차별과 편견 속에서 살아가던 왁킹 댄서인 트랜스젠더 '신명'이 아버지 ‘덕길’의 죽음 이후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49재 추모 굿을 부탁한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고향에 내려가 지난날 외면했던 농악을 다시 마주하고, 왁킹과 농악을 절묘하게 녹여내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게 되는 ‘신명’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 무속의 중요한 요소인 농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농악과 왁킹이라는 이질적인 장르를 춤이라는 매개체로 엮은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음악, 화려한 영상미로 화제를 모으며 독립영화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만신', '공작새'를 이을 한국 전통 무속에 대한 가장 독창적인 이야기로 시네필의 마음을 사로잡을 홍태선 감독의 영화 '당골'은 잊혀 가는 진도의 무속 전통 ‘당골’을 연구하는 대학원생 ‘명길’이 ‘당골판’의 불길한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기묘한 현상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며, 그 시선을 따라 진도 무속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속에 깃든 가치를 재발견하는 오컬트 호러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당골’이라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전통 무속의 요소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한편, 오컬트 호러 장르의 페이크 다큐 형식을 결합하여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라도 지역에 고유했던 세습무 ‘당골’을 비롯한 무업(巫業) 전반이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에서 지녔던 의미를 재조명하는 한편,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세련된 영상미 등 영화적 재미까지 갖추어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다큐멘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골'을 연출한 홍태선 감독은 현재 한국영상대학교 영상연출과 부교수이자 산학협력단 ProTV 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폭넓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미인'(2021)과 제17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요코하마 영화제에 초청된 '기생: 꽃의 고백'(2017) 등 전통문화를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연출해 왔으며, '오! 마이 고스트'(2021), '멜로망스'(2025 상반기 개봉 예정) 등 상업영화 연출 및 제작에도 참여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영화인이다.

더해, '당골'의 주연 ‘명길’ 역을 맡은 배우이자 가수 이자은은 영화, 연극, 뮤지컬,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 온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열연을 펼쳤다.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직접 참여해 많은 무속인과 문화인을 팔로우하고 인터뷰하면서 카메라 뒤에서 그 모든 현장을 지켜보며 사람을 관찰하는 넓고 깊은 눈과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라며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를 경험하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예대 연기과를 전공한 이후 연극 무대부터 영화까지 스펙트럼을 넓혀왔으며, 트로트 앨범 ‘와요와요’를 발매하는 등 가수로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다양한 끼와 재능을 발휘해 온 배우 이자은이 선보일 섬뜩한 호러 열연은 '당골'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국 전통 무속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강렬한 스토리텔링의 결합으로 새로운 매력을 예고하는 한국식 오컬트 호러 다큐 '당골'은 오는 3월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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