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크: 바다의 끝에서', 제31회 부국제 공식 초청
한국과 덴마크, 두 나라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여정

[JTN뉴스 윤하나 기자] 생후 두 달 만에 한국 인천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감독 황태경의 기원과 가족,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Homesick)’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앞서 제23회 코펜하겐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CPH:DOX) 경쟁 부문에 초청돼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다.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와이드 앵글은 동시대의 다양한 시선과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선보이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10월 9일(금)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첫 상영되며, 10월 10일(토) CGV 센텀시티, 10월 12일(월)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추가 상영된다. 10일, 12일 상영 후에는 감독 황태경과 관객이 만나는 GV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앞두고 공개된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 포스터에는 흰색 한복을 입은 태경과 친구들이 바람이 부는 언덕을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태경의 옷자락을 붙잡은 친구들 역시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살아갈 수도 있었던 자신의 삶을 상상하고 생모와 자신의 기원을 끊임없이 떠올리는 태경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는 감독 황태경이 자신의 삶을 직접 돌아보며 만든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1982년 한국에서 태어난 태경은 생후 두 달 만에 인천에서 덴마크로 입양됐다.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서 성장한 그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였던 입양가정 안에서 가정폭력, 이별과 이혼, 자살 시도, 죽음, 외로움 등 여러 사건을 경험했다.
영화는 태경이 자신의 가족사를 되짚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출생과 뿌리에 대한 정보가 지워진 채 새로운 가족에게 도착했지만, 그 가족마저 균열과 붕괴를 겪게 되면서 태경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에 속할 수 있는가.’, ‘가족을 만들 권리는 누구에게 있으며, 그 대가는 무엇인가.’
인터뷰와 사진, 풍경, 그리고 감독 자신의 목소리로 구성된 영화는 한 개인의 가족사를 넘어 입양과 정체성, 소속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건넨다. “어떤 기준으로 한 가족이 다른 가족보다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덴마크 마을에 사는 아이 없는 부부가 한국의 인천에 사는 미혼모보다 아이를 가질 권리가 더 있었던 걸까요?”, “아이가 지구 반대편의 무작위적인 가족에서 자라는데,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태경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가족사를 넘어 한국 입양제도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2025년 6월, 태경의 입양 사건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인권침해를 인정한 사건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위원회는 태경의 입양 과정에서 그를 고아로 처리하기 위해 입양 관련 서류가 위조됐으며 이를 통해 입양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되고 경제적 이익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해당 결정 이후에도 태경은 한국과 덴마크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한 사람의 기억과 가족사를 넘어, 입양 과정에서 개인의 출생과 뿌리가 어떻게 기록되고 지워질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는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는지를 질문한다.
태경의 삶은 한국과 덴마크를 오간다. 입양 당시 덴마크 바르데의 주유소 운영자 한스 욘(Hans Jørn)과 카렌 마리 쇠렌센(Karen Marie Sørensen) 부부에게 입양된 태경은 이후 부모의 이혼과 가족의 해체를 경험했다.
카렌 마리와 함께 덴마크 퓐(Funen) 섬으로 이주했다가 어머니의 사망 후 다시 바르데로 돌아온 태경은 양육권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양아버지 한스 욘과 생활하게 된다.
이후 한스 욘의 알코올 중독과 폭력, 가족 구성원들의 이별과 재결합, 자살 시도와 죽음 등 가족의 사건들이 이어진다. 한스 욘은 65세에 호수에서 사망했고, 몇 년 뒤 그의 전 부인 마리안느(Marianne)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는 복잡한 가족사를 통해 태경이 평생 품어온 질문을 다시 들여다본다.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는 덴마크와 한국, 두 국가를 배경으로 하는 여성의 가족 연대기이자 자신의 뿌리와 소속을 찾아가는 기록이다. 동시에 출생과 입양, 가족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각자의 ‘집’과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홈시크: 바다의 끝에서’는 오는 10월 부산에서의 상영으로 아시아 관객과 처음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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