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배우의 완벽한 연기와 공감가는 메시지...그런데 재미는 어디로?

**감독 이하/배급 (주)싸이더스FNH/108min/15세관람가/4월8일/한국**

[JTN뉴스 윤보라 기자] 남자들은 '아내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습니까?', '여자친구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떳떳할 수 있을까.

이해력이 너무 부족한 남자들,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남자들의 실체를 꼬집은 영화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영화 '집 나온 남자들'은 장르는 분명 코미디이지만,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작품. 특히 철없는 남자들에게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까지 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동안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코믹하게 변신한 배우 지진희와 '똥파리'의 강렬함이 아닌 친근한 모습의 양익준, 감초연기의 달인 이문식은 대책 없는 초딩남들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영화 '집 나온 남자들'은 자신보다 하루 먼저 집 나간 아내를 찾기 위해 절친 '동민'(양익준 분)과 길을 나선 '성희'(지진희 분)와 그들의 여정에 결혼 생활 3년 동안 존재조차 몰랐던 아내의 오빠 '유곽'(이문식 분)이 합류하며 벌어지는 세 남자의 가출기를 그린다.

라디오 생방송 도중 아내에게 이혼을 선언했으나, 알고보니 자신이 이혼을 선언하기 전에 이미 아내가 하루 먼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는 남편. 뒤통수를 제대로 맞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아내를 찾아나선다.

과거 아내의 남자친구이자 현재 자신의 친한 친구인 '동민'과 함께 아내를 찾아나서지만, 그들 앞에 나타난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아내의 과거 흔적들이다.

더군다나 결혼 3년은 물론이고, 과거 아내의 남자친구였던 동민도 알지 못했던 아내의 오빠가 나타나질 않나, 다단계 업체에 들어갔다가 병원신세도 지는 등 벌어지는 일들은 황당하다 못해 심각해진다.

3년을 같이 산 남편, 과거 연인사이였고 지금까지도 친구로 그녀를 옆에서 지켜본 친구. 그들은 아내 '유영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

아내는 마지막 편지에 "나는 이해심이 부족했고, 당신은 이해력이 부족했다는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부디 남편이 그 편지만큼은 이해하길 바라면서.

그러나 아내의 마지막 말조차 이해하지 못해 그녀를 찾아나섰던 남편은 힘들고 황당한 여행을 통해 아내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다.

"미안해...널 알지 못했던 거...그게 제일......."

집나간 아내를 찾아나선 여행에서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모습을 하나하나 따라가보는 남편. 아내를 찾아나선 여행은 아내를 찾는 여행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본 여행이었을까. 

대책없는 세 남자의 여행을 코믹하게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코미디물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쉽다.

억지스러운 설정과 유치한 대사, 어설픈 유머에 웃어줄 관객은 없다.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만든 장면에서 침묵하고 있는 관객이 더 많은 건, 그 장면들이 웃기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감독의 의도가 지나치게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세 배우의 완벽한 연기와 충분히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재미도 감동도 없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의 가슴에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는 4월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