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모델 와리스 디리의 실화...아프리카 여성인권가로서의 삶에 주목

**감독 셰리 호만/수입 (주)영화사 구안/124min/4월22일/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JTN뉴스 현화영 기자] 화려한 런웨이를 누비는 패션모델들을 보면 가장 먼저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일까.

깡마른 몸매, 늘씬한 키, 조그만 얼굴, 당당한 워킹 등 완벽한 외모를 지닌 그들에게도 굴곡진 삶이 있었다고 하며 과연 쉽게 믿겨질까.

셰리 호만 감독의 '데저트 플라워'는 소말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모델 '와리스 디리(45)'의 실화를 그린 전기영화다.

△와리스 디리를 연기한 리야 케베데. 그녀 역시 세계적인 모델이다. ⓒJTN뉴스

패션모델 성공기는 그동안 많은 영화와 소설로 만들어져서 다소 식상할지 모르겠지만, 와리스의 인생은 기존 작품들과는 조금은 다른 형식과 메시지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는 그가 가난한 아프리카 유목민의 딸로 태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톱모델이 되기까지 힘들었던 삶의 여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하지만 호만 감독은 화려한 캣워크 뒤에 숨겨진 모델 개인의 고뇌를 넘어서 자신의 치부까지 드러내며 아프리카 여성들을 대변하는 인권운동가로 변신하는 와리스 디리의 모습에 집중하며 여성, 나아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제목 '데저트 플라워(사막의 꽃)'는 그녀의 이름 와리스 디리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1990년대 세계 패션계를 주름잡았던 와리스는 지난 2005년 '사막의 꽃'이라는 자전적 소설을 펴냈고 스크린에까지 옮겨지게 됐다.

'데저트 플라워'는 그의 인생중 주요했던 몇가지 사건들을 묶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교차편집을 통해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후반부에 가서는 어린 여성들의 성기의 일부(음핵과 소음순)를 잘라내는 아프리카의 오랜 전통인 '할례'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와리스를 투사이자 혁명가로 그리고 있다.

실제 와리스 디리는 3세 때 할례를 받았다고 한다.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함에도 전통이란 이름름 아래 미래를 짓밟히는 아프리카 여성들을 위해 그는 지금도 많은 연설과 저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혹, 사회적인 메시지가 너무 강하게 부각된 나머지 전혀 전기영화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지금도 할례로 고통받는 수많은 아프리카 여자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 제발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을.

외면의 아름다움을 넘어 뜨거운 가슴을 가진 여인, 와리스 디리를 지지한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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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출신 세계적인 패션모델 와리스 디리. ⓒJT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