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문 2'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시대는 전편과는 전혀 다르다. 전편이 1930년대의 홍콩을 얘기했다면, 2편에서는 1950년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엽위신 감독이 설명하는 '엽문'의 1편과 2편의 차이점이다. 엽문이 새로운 곳에 터전을 잡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만큼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생겼다는 얘기다.

대결이 벌어지는 장소 또한 다양해졌다. 수산시장, 거리, 도장, 사각의 링, 중국 식당까지 영화에는 다양한 장소가 등장해서 재미를 돋운다. 이번 영화에서 홍금보 무술감독과 엽위신 감독이 특히 심혈을 기울였던 건 ‘향불 앞에서의 대결’이라는 콘셉트. 식당 한가운데 위치한 크고 둥근 테이블 위에서 각 무술의 실력자들이 엽문과 대결을 펼치게 되는 장면이다. 향이 타는 짧은 시간 동안 대결이 펼쳐지는 독특한 콘셉트인 것.

엽위신 감독은 “대결 장면에서 모든 권법의 고수들이 같은 무대에서 엽문과 싸우도록 한 것은, 그것이 중국 쿵푸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대결 장면은 지금껏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을 것”이라는 감독의 말이 허풍으로 들리지는 않을 만큼 이 장면이 주는 액션 쾌감은 압도적이다. 홍진남이 지배하는 영역인 수산시장에서 벌어지는 결투 신도 훌륭하다.

시나리오에서 이 장면은 과일 가판이 몇 개 놓여 있을 뿐인 공간이었지만, 미술감독의 제안으로 수산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콘셉트에 들어맞는 수산시장 물색이 어려워 결국 폐허가 된 장소를 찾아 1950년대의 수산시장을 그대로 재현해야 했지만, “물에 젖은 도구들이 물을 흩뿌리면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할 것”이라는 제작진의 예상은 탁월하게 들어맞았다.

액션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건 이 모든 액션이 100퍼센트 배우들의 연기로만 완성됐다는 점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대역은 전혀 없었다. 엽위신 감독은 “영화의 모든 장면엔 특수효과가 없다”며 “와이어는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서만 사용했다”고 밝혔다. 무술 고수들이 만들어낸 명장면들은 오는 6월이면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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