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에 관한 대담하고 해학적인 묘사 돋보여
고전 ‘춘향전’ 비틀기, 기발하지만 다소 ‘산만’

**감독 김대우/제작 ㈜바른손, 시오필름㈜/124min/청소년관람불가/6월3일/한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고전 ‘춘향전’의 재해석,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방자전’은 김대우 감독의 전작 ‘음란서생’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방자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조선시대 정절과 금기를 중시하던 유교적 가치관과는 동떨어져 있다. ‘춘향’(조여정 분)을 가슴에 품고 사는 하인 ‘방자’(김주혁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험난한 사랑을 발칙한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여기에 김대우 감독다운 대담한 성(性) 묘사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킬 뿐 아니라, 곳곳에 배꼽을 쥐게 하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코믹한 상황들이 포진돼 있어 흥행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극 초중반 등장하는 배우 조여정의 노출, 김주혁과의 정사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잘 정돈된 양반집 가옥, 양반규수는 아니지만 재색을 겸비한 춘향의 방에 몰래 침입한 방자는 ‘몽룡’(류승범 분)을 위해 자신의 몸을 아껴뒀던 춘향을 한 순간에 압도하고, 두 사람은 격정적인 정사에 빠져든다.

여기에 몽룡 역의 류승범과 '향단' 역의 류현경까지 가세해 영화에서 정사신은 3번 가량 등장하는데, 대중에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들이 연기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수위가 높고 아찔하다.

그렇다고 해서 ‘방자전’을 단순히 ‘야한 영화’로만 치부하기엔 억울함이 남는다. ‘음란서생’에서도 그러했듯 조선시대의 고풍스러운 세트는 매 장면마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며 뛰어난 미적 감각을 뽐낸다.

지난 5월25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김대우 감독은 “사극을 2편 밖에는 하지 않았는데 나보고 사극 전문 감독이라고 하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출한 바 있는데, 그 말이 무색하게도 그는 정말 사극에 탁월한 감각을 뽐낸다.

여기에 방자에게 온갖 성 테크닉을 전수하는 늙은 호색한 '마 노인' 오달수, 혀 짧고 어리바리한 '변학도' 송새벽, 춘향보다 더 순정을 간직한 '월매' 김성령 등 조연진의 감초 연기는 그동안 수도 없이 리메이크돼온 ‘춘향전’에 다소 식상해 할 수도 있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제공한다.

‘춘향전’을 과감하게 비튼 김 감독의 기지는 영화 전체에서 번뜩인다. 그러나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 몽룡의 상경에서 장원급제, 그리고 어사출두까지의 사건들이 중반 이후부터 몰아치면서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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