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의 생생한 감동 vs 지나친 감상주의
인물 캐릭터 못 살려...T.O.P의 연기는 '무난'

**감독 이재한/제작 (주)태원엔터테인먼트/12세관람가/120min/6월16일/한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호국의 달 6월,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영화와 방송계 안팎에서는 '전쟁극 열풍'이라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준비중이다.

그중 '포화속으로'는 무려 113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가 든 한국형 전쟁 블록버스터 영화다. 천만 관객을 불러모은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를 살펴봐도 남북 분단의 아픔과 긴장감을 다룬 영화들이 높은 순위를 점하고 있어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500만은 거뜬하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포화속으로'의 흥행여부는 요즘 언론과 평단, 충무로 관계자 등을 통틀어 초미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지난 3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한국전쟁 당시 스러져 간 71명 학도병들의 사연(포항여중 전투)을 우리 사회의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눈물어린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가능했을 생생함의 아우라를 느끼게 한다.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듣기만 해도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하지만, 남성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T.O.P(최승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데에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도 한국전쟁의 참상과 교훈을 알리고자 하는 이재한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

'포화속으로'는 2시간여의 러닝타임 동안 학도병들이 군인들을 대신해 포항을 지키게 되고, 북한군 766 유격부대에 맞서 끝까지 저항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기존 전투 중심 전쟁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전투지에서 인물들이 겪는 복잡한 심리와 반전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마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듯한 지나친 감상주의는 오히려 전쟁영화답지 않은 느낌마저 들게 해, 전쟁영화 마니아들과 일반 관객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입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시간 러닝타임에 맞추려 해서 인지 학도병 개개인에 대한 캐릭터 설명이 부족하고, 정작 그들이 나라를 위해 싸울 수 있었던 계기와 마음의 변화는 깊이있게 다루지 않아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다.

그동안 영화사(史)를 통해 수도 없이 반복돼온, 전쟁에 관한 지극히 평범하고 바람직한(?) 교과서적인 메시지 또한 감동을 반감시킨다.

T.O.P(최승현)은 첫 주연작임에도 진지한 눈빛 연기로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으며, 766부대 수장 역의 차승원은 컷은 별로 없지만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오는 16일 개봉.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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