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의 첫 장편 연출작...특유의 감성 돋보여

**감독 구혜선/제작 YG엔터테인먼트/95min/15세관람가/6월24일/한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배우 구혜선이 영화감독으로서 날갯짓을 시작했다.

그냥 어여쁜 배우가 '재미삼아' 연출해봤다고 하기엔 꽤나 진지하다. 영화 '요술'은 마치 구혜선의 정신세계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듯 신비로운 감성을 선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요술'은 한 마디로 사랑영화다. '명진'(임지규 분), '지은'(서현진 분), '정우'(김정욱 분) 등 교복을 입은 세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제대로 전달되는 듯 하면서도 잘못 전달되는 혼란스럽기만한 사랑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천재적인 연주실력과 절대음감을 가진 정우, 정우를 동경하면서도 그에 대한 열등감으로 괴로운 명진, 두 사람중 누구를 사랑하는 갈피를 잡기 어려운 지은. 영화는 한 음악학교에 다니는 세 인물의 감정을 아름다운 영상과 잔잔한 문체로 전달한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첫사랑. 사랑이라고 느끼지만 결국 표현하지 못해 더욱 가슴 아팠던 기억들을 영화에 담은 감독은 한용운 시인의 '요술'이란 시를 바탕으로 한 악보를 매개로 감정의 흐름과 그 도달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사랑은 꼭 하나가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는 마치 '스크림' 시리즈에서 '범인은 꼭 한 명이 아니다'라고 했던 명제에 버금(?)가는 반전으로 다가오기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하고 싶었다"는 구 감독은 영화의 배경을 1980~90년대로 지정,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향수를 전달한다. 바닷가에서 문을 하나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영상이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오디션신 등은 구혜선 감독의 작가적 기질을 엿보게도 한다.

'음악영화'답게 곳곳의 OST도 눈길을 끈다.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최인영 음악감독이 재해석한 '아리랑' 외에도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등 친숙한 음악들이 영상과 조화를 이룬다.

'요술'은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화젯거리도 없고, 구혜선이 감독으로서 천재적인 역량을 발휘했다고도 볼 수 없는 범작이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얼마 전 구혜선 감독이 한 TV토크쇼에 나와 한 말처럼 '모든 사람이 1등 혹은 천재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의 도전은 아름답기만 하다. '요술'은 오는 24일 개봉된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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