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겁나 먼 왕국에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습니다. 하룻밤 사이 초록 괴물 오거로 변한 공주는 울면서 성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슬픔에 빠진 공주의 앞에 낯선 남자가 등장했습니다. 오거의 모습을 한 그의 이름은 슈렉(마이크 마이어스). 공주는 사악한 용과 시원찮은 왕자에게 맞서 겁나 먼 왕국을 지킨 슈렉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외모가 무슨 소용인가요?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문장 하나면 만사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요…”라고 마무리하기엔 섭섭했던 걸까.

초록괴물 슈렉이 돌아왔다. 진흙탕을 뒹굴던 오거에서 갑자기 행복한 가정을 꾸린 다정한 아빠가 됐다. 마을에서 멀찍이 떨어져 조용하게 살던 그가 마지못해 사인 요청에 응하는 유명 인사가 됐다. 모든 것이 피곤해진 그는 이제 과거가 그립다. 그런 그에게 사기꾼 럼펠(월트 돈)이 ‘과거로의 1일 여행’을 제안한다.

슈렉과 피오나 공주(캐머런 디아즈)의 마지막 여정을 구상하며 드림웍스 제작진은 시원섭섭한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새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마이크 미첼 감독과 프로듀서 지나 셰이, 테레사 쳉은 슈렉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피날레인 만큼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춰야 했다. 세 사람의 관심사는 한군데로 모아졌다. “슈렉이 괴물로서의 자신의 여정에서 더 배울 수 있는 것은 뭘까?”

'슈렉 포에버'의 스토리 책임자인 월트 돈에게 그 질문은 완벽한 영감을 선사했다. 그는 말한다. “1편에서 슈렉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2편에서는 가족의 일원이 되고, 3편에서는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책임감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번 4편에서 그는 본질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만일 피오나를 구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다르게 살았을까?’ 이 의문은 이제까지 슈렉의 이야기에 하나의 원형이 되어줬다.”

걸음마를 시작한 두 아이의 아빠인 마이크 미첼 감독에게 슈렉의 감정을 구체화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평일에는 가족을 위해 일하고 주말이면 집과 축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전자가 돼야 하는 ‘아빠’ 슈렉의 인생을 앞서 겪었기 때문이다. 기저귀 가방을 걸치고 목에 매달린 아이를 달래는 나날.

지친 슈렉은 겁나 먼 왕국을 노리는 악당 럼펠의 검은 속셈을 눈치 채지 못한 채, 과거로의 1일 여행을 떠나는 대신 자신의 과거 하루를 럼펠에게 건넨다. 아주 자연스럽게 럼펠은 슈렉이 태어나던 날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비극을 초래한다. 슈렉은 누구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겁나 먼 왕국에 떨어지게 된다. 그는 다시 몸집 크고 무서운 오거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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