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온라인뉴스팀]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궁 소장품을 통해 프랑스 절대왕정 전성기의 문화와 예술을 살피는 '베르사이유의 영광-루이 14세부터 마리 앙투아네트' 전이 5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루이 14세부터 루이 16세까지 베르사유궁에 머물렀던 프랑스 왕실 일가의 유물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베르사유궁이 소장ㆍ전시하는 회화와 조각, 왕실 유물 등 84점이 한국을 찾았다.

전시품에서는 프랑스 최전성기의 화려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궁정화가들이 그린 왕들의 공식 초상화는 세로길이가 약 3m에 달하는 대작들로, 인물의 눈높이가 감상자의 시선보다 높게 걸려 왕의 위엄을 강조한다.

갑옷과 대례복 등 왕의 복장이나 왕관과 왕의 지팡이, 망토, 부르봉 왕가의 상징인 백합 문양이 새겨진 옷, 의자 등 초상화 속 의상이나 배경에 등장하는 소품들에서도 모두 당시 왕실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루이 16세의 부인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 관련 작품도 여러 점 왔다. 결혼 전인 14세 때 오스트리아의 대공녀 시절의 풋풋했던 모습부터 궁중 대례복을 입은 모습, 사냥복을 입고 있거나 말을 탄 모습을 그린 초상화, 20세 때 세브르 왕립 제조소에서 만든 도자기 흉상, 침실을 장식했던 촛대 등을 통해 앙투아네트를 집중 조명한다.

그림 속에 나타난 앙투아네트의 옷이나 머리 장식 등에서 당시 프랑스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션 경향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밖에 공주와 왕비 등 여러 왕실 인물들의 초상, 금도금 된 추시계, 프랑스 왕실 문장이 들어 있는 태피스트리, 궁에서 사용했던 도자 식기 세트 등을 통해 당시 프랑스 왕실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프랑스 혁명을 피해 망명하려다 체포된 뒤 탕플탑에 갇혀 유언장을 적는 루이 16세의 모습이나 검은색 상복을 입은 채 의연한 표정을 짓는 앙투아네트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에서는 화려함은 사라지고 쇠락함이 느껴진다.

미술사적으로는 바로크 양식부터 로코코 양식까지 루이 14세의 수석화가로 명성을 떨쳤던 샤를 르 브랭이나 같은 시기 활동했던 피에르 미냐르, 여성 궁정화가인 엘리자베스 루이즈 비제 르 브랭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를 총감독한 베르나르 롱도 베르사유궁 학예실장은 5일 "프랑스 역사 속 왕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설명해 주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며 "미술사에서 중요한 17~18세기 인물 초상화 양식과 함께 당시의 생활상과 의복, 그리고 프랑스 왕실 문화 등에 주목해 보라"고 권유했다.

장 자크 아야공 베르사유궁 대표는 "프랑스 역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전시"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국민이 프랑스 역사와 유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6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 성인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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