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정충일 개인전&정서홀 개인전'이 11월26일부터 경기도 양평 갤러리 와(瓦)에서 열리고 있다.

정충일은 '우주가, 존재가, 만유가 처음으로 생겨나던 날'을 주제로 삼아 작품을 선보인다.

정충일의 작품에서는 우주가 처음 생성되던 극적인 순간을 빛을 매개로 해 드러내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빛이 아우르고 있는 상징적 좌표들, 이를테면 만유의 근원, 핵심, 본질, 원형, 궁극, 씨알, 모나드, 단자, 원소의 실체에 대한 사유로 이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관념적이고 명상적이다.


작가가 근작에 부친 '태초에'란 주제나, '태초에-빛'혹은 '태초에-물과 물'이란 제목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특히 '태초에-물과 물'이란 제목에는 2개의 물이 나오는데, 이는 신이 본래의 궁창을 하늘의 물(하늘)과 땅의 물(바다)로 나눈 창세신화에 착안한 것이다. 그런 만큼 작가의 그림에서 물은 물 자체로서보다는 하늘이 빛과 함께 동시에 물도 상징하는 경우로 볼 수가 있다.

자연과학으로 치자면 물이 뭍에서 하늘로, 재차 하늘에서 뭍으로 순환하는 반복운동을 표상하는 경우로 볼 수도 있으며, 더불어 중요한 사실은 물이 빛과 함께 생명의 전형적인 메타포라는 것이다.


이로써 정충일은 생명의 두 상징 축인 빛과 물을 매개로 해 생명의 근원으로, 최초의 생명이 막 잉태되던 극적인 순간으로, 바로 그 미지의 현장을 보여준다.


'되살아나는 기억-추상(追像)'을 제목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정서홀은 지금껏 그가 보여준 지극히 일반적이고 구상적인 이미지들과는 사뭇 다른 작품을 드러냈다. 단순히 그 형태나 이미지가 나타내는 정보나 내용을 인식시켜주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정서흘은 기억 속에서 가져온 그 이미지들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다. 20년이 넘게 그의 화폭에 뿌려졌던 '묵(墨)'과 '분채(粉彩)'등 물감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배접, 삼 배접의 두터운 한지(韓紙)위의 천연물감 대신 캔버스 위에 젯소와 화학안료가 형태를 만들어 낸다.


이번 작품들은 전통적 방법 위에 서양의 재료를 빌어 새로운 방법을 구사해낸 것이다. 크로스오버를 지나 장르간의 융합과 협업을 표방한 콜라보레이션이 대세인 지금, 그의 작업 방식과 시도는 고무적으로 보인다.

작가는 평면 뒤에 숨어 있을법한 공간에서 현실의 공간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공간감을 만들고, 화면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그로테스크(Grotesque)한 효과를 보여준다.


화면 바탕에 보일 듯, 말 듯 새겨진 글자들은 그의 신앙고백이면서, 작가만의 기록들이다. 공간과 시간, 이미지와 언어, 기록과 자기신앙이 조합된 공감각적 표현이 조용하면서도 강렬하게 화면에 새겨진다.

'정충일 개인전&정서홀 개인전'은 오는 12월9일까지 진행된다.

□ 전시명 :'정충일 개인전&정서홀 개인전'
□ 기간 : 2010년 11월26일~12월9일
□ 장소 : 경기도 양평 갤러리 와(瓦) →'갤러리 와(瓦)' 바로가기
□ 문의 : 031-771-5454


유진희 star@jtn.co.kr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jtn.co.kr

<ⓒ 1+α 문화미디어 JTN NEWS(www.jtn.co.kr) 무단전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