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은의 판화전이 롯데백화점 안양점 롯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강은의 판화전공 경력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페인팅 작품들과 달리 두 화면이 결합된 그의 작품은, 언뜻 뚫린 구멍에 잉크를 밀어 넣어 찍어낸 공판화(空版畵)를 연상시키기 때문. 대개 1차적인 표면의 이미지들을 살펴보면 테두리가 하나같이 깔끔하고 매끄럽게 정리돼 있고, 그 이미지 면적만큼 공간의 색이 비친다.

그렇게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형상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첫 순서로는 보통의 회화작품처럼 캔버스 바탕에 아크릴 물감으로 이미지를 그린다.

이때 특정한 형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무의미한 색면 추상 화면으로 일단락 지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유리판 혹은 아크릴판 전체에 밑칠을 하고 이어서 그 칠해진 면의 물감을 드로잉 하듯 원하는 형상에 따라 지워낸다.

그리고 군데군데 화면의 조화와 구성을 감안해 리터치 하면 일단 바탕 화면 작업은 끝난다. 이렇게 얻어진 두 화면을 맞붙이면 비로소 작품은 온전하게 완성되는 것.

흔히 두 화면을 맞붙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으론 한국화와 사진장르 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령 한국화에 배접기법이 있다면 사진분야에선 인화된 사진을 아크릴과 알루미늄 판넬 사이에 넣고 압축해 코팅하는 방식인 디아섹(Diasec)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이강은의 다층 화면구조는 분명 이들과 다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공간의 간격이다. 두 화면을 서로 완전히 맞붙이는 게 아니라, 대개 2~3cm 내외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놓기 때문에 바로 그의 작품이 평면 회화임에도 공판화처럼 보이게 된다.

이강은 그림에서 앞면과 바닥면을 잇는 그 '형상의 창(窓)'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단지 밑을 들여다보는 구멍 이상의 의미이다. 어쩌면 겉으로 드러난 윗면은 실재이자 현실이고, 창으로 투영돼 보이는 이미지들은 허구이자 이상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형상은 착시에 의한 시각적인 이미지일 뿐,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투명한 공간 너머 또 다른 이미지의 조각난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강은이 제시한 형상과 색은 인식(認識)의 경계를 보여주는 한편, 감성과 이성을 오가는 매개역할인 셈이다.

▲ 전시기간 : 7월1~7일
▲ 전시장소 : 경기도 안양시 만양구 롯데백화점 7층, 롯데 갤러리
▲ 참여작가 : 이강은
▲ 출품 작품 : 총 30여점
▲ 참여작가 약력

이강은(Lee Kang-Eu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동대학원 졸
개인전3회, 부스전 2회, 기획초대, 단체전 등 다수
현재 한국미술협회 안양지부장. 관악현대미술대전 대회장.
안양평생교육원.경인교육대학교.한양여대 강사.
경기수채화협회원


JTN 유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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