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관은 최근 몇 년간 '생명과 산 이미지'를 소재로 삼아 '사실성'과 '표현성'을 오가며 외적 형상화에 몰두했다. 하지만 요즈음 작가는 새로이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갖고 다른 방향으로의 표현을 모색, 시도하고 있다. 이색적인 경험을 하나의 원리로 삼아 미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

미술은 단지 사물의 재현이나 모호한 상징성을 지닌 것임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를 투영하는 매체로, 혹은 개인의 사고를 옮기는 발언대로써의 역할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아무리 순수를 추구하는 예술가라도 '현실에 기초한 삶' 자체를 부정할만한 사람은 없다. 이처럼 작가는 그가 처한 시대, 사회 상황이나 현상을 주시한다.

그의 작품에는 현대의 사회 문제와 불균형한 의식 행태가 엉킨 부산물로 해결조차 궁색한 ‘도시난민’과 ‘노숙자’들, 성공강박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의식을 꼬집는 ‘줄서기’, 도덕불감증에 대한 자조가 ‘도깨비 잔치’나 ‘역거리’ 등에 실려 있다.

세상을 보는 작가의 이러한 견해는 이른바 '거꾸로 보기'라는 다소 해학적인 타이틀에 집약돼 있다. 형태와 색채도 데포르메(Deformer)되거나 절제되는 한편, 드로잉에 중점을 둔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는 그의 주된 표현 분야인 수채 기법의 재료적 한계나 표현의 제한성을 절감하면서 재료의 활용이나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모색 중이다.

비록 세련되거나 잘 가다듬은 작품은 아닐지라도, 투박하게 혹은 순수하게 자신의 조형성을 추구해나가는 작가의 접근 방법이나 진지한 자세는 앞으로의 가능성과 변화에 대한 이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

□ 전시명 : 전중관 수채화개인전 '거꾸로 보기-Seeing with the reverse'
□ 장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 기간 : 8월 9~16일
□ 문의 : 031-783-8160


JTN 유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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